경제냐 전염병이냐…조업재개 앞둔 중국의 딜레마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던 중국 내 경제활동이 오는 10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인구 이동 통제가 절실하지만 당장 이번 주말 중국인들의 막바지 일상 복귀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경제회복과 전염병 확산방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중국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졌다.
7일 중국 지방정부 발표 공지에 따르면 기업들은 정부의 춘제(중국 설) 연휴 연장 결정으로 멈췄던 공장 가동을 오는 10일부터 대부분 재개할 수 있다. 10일에는 상하이시, 충칭시, 산둥성, 저장성, 광둥성을 포함한 21개 성, 시, 자치구에서 공장 조업 재개가 법적으로 가능해진다.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시가 속한 후베이성은 오는 14일부터, 신장자치구 내 스허즈지역은 15일부터, 저장성 원저우시는 17일부터 조업재개가 가능하다. 조업재개 여부를 기업 재량에 맡긴 베이징시를 비롯해 일부 지역이 지난 3일부터 조업을 재개했지만 사실상 중국 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업 및 공장들이 9일까지 정상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최고지도부는 경제와 전염병 사이에서 진퇴양난 상황이다. 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 발병 두달만에 확진자 3만1161명, 사망자 636명(7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될 정도로 진정이 되지 않고 있는데 10일부터 기업 및 공장들이 대거 조업재개에 나서면서 당장 이번 주말 중국인들의 일상 복귀를 위한 이동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 전면 봉쇄 조치를 우한시 뿐 아니라 후베이성 다른 도시 및 인근 저장성으로까지 확대하고 도시 곳곳에 '외출 제한' 등 인구 이동을 억제하는 강력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수 밖에 없다.
중국 철도 당국은 오는 8~11일 사이 하루 평균 200만~300만명이 철도를 이용해 지역 간 이동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발병으로 중국의 춘제 연휴 종료 기간이 분산된 탓에 예년 춘제 연휴때 집계됐던 철도 이용 승객 수의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 확산이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 지도부에는 긴장요인이 된다.
철도 당국은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이 기간 열차 내 소독을 강화하고 판매 가능한 열차 좌석 수를 평소의 절반으로 줄여 승객들이 서로 떨어져 앉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중국 항공당국도 국내선 항공편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좌석도 45%까지만 채웠다.
인구 이동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 확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 종료를 선언하고 각 지역별 조업재개를 허용한 데에는 멈춰선 경제로 원활하지 못한 물자공급 상황을 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현재 중국은 식품, 의약품, 생필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장 가동을 멈추게 한 탓에 전 지역의 물자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중국은 지난해 무역전쟁 여파로 6%대 성장률을 가까스로 지켰지만 올해 1분기 4%대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제전망을 마주해야 할 정도로 경제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상하이 싱예은행 소속 루정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중소기업들은 (경제가 멈춰선) 현 상황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한달 정도에 불과하다"고 진단하며 기업 및 공장들의 조업재개가 중국의 경제성장 지속과 신종 코로나 사태 수습을 위한 물자 공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조업재개를 앞둔 중국의 현 상황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발생 공포 속에서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표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