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체계 개편 불가피한데…검역확대 쉽지 않아
中 다녀오지 않아도 검사 받을 수 있도록 진료 가이드라인 변경
내일부터 2000건으로 검사 늘리지만 모든 수요 총족하긴 어려워
中 승객만 검역해도 2~3시간…"타국가까지 조치하기엔 역량한계"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4일 긴급 사용을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약 키트가 7일부터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병원 50여곳에 공급된다. 사진은 긴급 사용 승인된 신종코로나 진단시약 키트.<이미지: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전파 양상이 중국이 아닌 제3의 국가나 지역사회 내 감염으로 옮겨가면서 기존 중국 중심의 방역 체계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7일부터 새로 적용되는 신종 코로나 사례 정의에 따라 중국이 아닌 곳을 다녀온 후에도 감염 여부를 살피는 검사를 받도록 방역 체계가 확대된다.
하지만 감염 경로가 점차 복잡해지는 데다 접촉자를 확인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 방역 당국이 공언한 대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외 지역에서 입국하는 이를 대상으로 폭넓게 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방역 당국은 부정적이다. 현재도 방역에 투입되는 인력 등이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이유에서다.
◆하루 2000건으로 검사 늘리지만…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중앙사고수습본부회의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신종 코로나가 경증 상태에서도 전염력이 높고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유입 차단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망라하는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간 장비ㆍ인력 등의 문제로 제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검사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현재는 중국을 다녀온 환자 위주로 검사를 진행하는데, 전날 싱가포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17ㆍ19번 환자)가 잇따라 확인된 데다 일본(12번 환자)ㆍ태국(16번) 등 감염 경로의 '국적'이 다양해져서다. 7일부터 적용되는 사례 정의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하는 쪽으로 방역 당국은 검토하고 있다. 사례 정의란 일선 의료기관이나 선별진료소에서 해당 환자를 치료할 때 적용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부 환자의 경우 중국을 다녀오지 않아 사례 정의에 해당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검사를 요청해도 받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그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사례 정의를 고치는 한편 의사의 재량이나 환자가 얼마나 위중한지를 따져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 제3국 검역 확대 부정적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검사 한 건당 24시간가량이 소요됐다. 그러나 새로운 검사법(RT-PCR검사)을 개발해 검사 시간을 6시간 정도로 줄여 지난달 말부터 적용하고 있다. 현재 하루에 160여건의 검사가 이뤄지며 검사 장비와 인력을 갖춘 질본과 시도별 보건환경연구원(18곳)에서 가능하다. 당국은 최근 진단검사의학회, 민간 기업과 함께 진단시약 개발을 완료해 7일부터 전국 50여곳의 의료기관에서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하루 2000건 정도 처리한다는 게 당국의 구상이다.
하지만 잇따라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그에 따라 접촉자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검사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여전히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검사를 확대한다는 것 자체가 사후대응 성격이 짙어서다. 이는 보건 당국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검사량이 증가하더라도 모든 검사 수요를 충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날까지 확인된 신종 코로나 확진자 접촉자는 956명(1~16번 환자 누적 기준ㆍ17~23번 환자는 조사 중)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증상이 약하거나 없는 상태에서 확진된 사례가 보고되는 등 감염 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사례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데다, 초기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가 이후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되는 등 발병 양상이 다양해진 점도 방역 당국으로선 고민거리다.
현재 중국 중심의 검역 체계를 다른 국가까지 확대하는 데 대해 당국은 부정적이다. 일본이나 태국, 싱가포르 등 국내 확진자 가운데 중국이 아닌 곳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가 다수 발생했지만 아직은 광범위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환자가 20여명 발생한 국가를 다 같이 위험국가로 분류해 중국과 같은 수준의 조치를 하기에는 (방역 당국의) 역량이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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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의 경우 봉쇄돼 접근이 불가능한 후베이성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을 오염 지역으로 지정해 모든 승객을 일대일로 검역하는 절차를 거친다. 복지부ㆍ국방부 등에서 추가 인력을 지원받았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발생해 입국 과정에만 2~3시간씩 걸릴 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역을 입국 금지 지역으로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국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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