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공유형 모기지'…정부는 방치, 여당은 '공약 홍보'
싼 이자로 빌리는 대신 시세차익 공유
2014년 5881건 판매…지난해 15건
집값 상승 분위기에 서민들 정책 외면
기능 상실했지만 정부는 수년째 방치
여당, 개선형 내놨지만 구조 비슷 '한계'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정부의 대표적인 서민 주택 구입자금 지원 정책인 '공유형 모기지'가 지난해 단 15건 판매되며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입 초기인 2014년 판매건수가 6000건에 육박했던 것과 대비된다. 사실상 기능을 상실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아직 개선책이나 활성화 방안을 내놓지 않은채 이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ㆍ손익 공유형 모기지' 지원실적은 15건에 그쳤다.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4년 5881건과 비교하면 약 400분의 1 수준이다. 판매액 역시 2014년에는 7747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22억원에 불과했다.
공유형 모기지는 서민들이 낮은 이자로 대출받는 대신 주택도시기금과 시세차익을 공유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대상 주택은 전용 85m² 이하, 주택가격 6억원 이하의 아파트로,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수익공유형의 경우 금리가 연 1.5%, 손익공유형은 1~2% 수준이어서 시중은행에 비해 이자 부담이 낮다. 대신 주택을 팔거나 대출금을 상환할 때 매각금액에서 분양금액을 차감한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주택도시기금에 돌려줘야 한다. 싼 이자로 돈을 빌리는 만큼 이익을 공유하라는 취지다.
상품별로는 수익공유형 모기지의 경우 2014년 4698건(6441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5년 1025건(1473억원) ▲2016년 82건(114억원) ▲ 2017년 28건(40억원) ▲ 2018년 24건(41억원)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12건(18억원)으로 떨어졌다. 한달 판매건수가 한건에 불과한 셈이다.
2014년 1183건이었던 손익공유형 모기지 역시 지난해 단 3건(4억원)만 판매돼 사실상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상태다.
공유형 모기지 이용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 일대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긴 하지만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굳이 차익의 상당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품 이용을 꺼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이처럼 이용실적이 급감한 것은 정부가 애초에 상품 설계를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상 자체가 5년 이상 무주택 세대주,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순자산 3억7100만원 이하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처럼 관련 상품이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음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청년ㆍ신혼부부 전용 수익형모기지'를 도입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민주당은 연 1.5%인 기존 상품 대출금리보다 0.2%포인트 낮운 1.3%짜리 공유형 모기지를 새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상품의 대출한도(2억원→3억원)와 상환기간(20년→30년)도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이 상품 역시 대상자가 신혼부부ㆍ청년으로 한정된데다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조건과 대상주택, 한도는 거의 개선되지 않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가 떨어지는 구조에 대한 개선 고민 없이 보여주기 식으로 새 안을 급조한 것 같다"며 "대출상품이긴 하지만 서민의 주택구입을 돕는다는 복지 정책으로서의 성격도 강한 상품인 만큼 정부가 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더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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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자는 "지금은 잘 안되고 있지만 모아둔 자금이 거의 없거나 시중은행의 높은 이자 부담에 돈을 빌리기 힘든 분들에게는 이 상품이 잘 활용될 수 있다"며 "여당에서 공약으로 발표한 안과 관련해선 신혼부부ㆍ청년에게만 추가 혜택을 주는 것이 타당한지와 기금의 여력이 되는 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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