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전 닛산 회장 도주에…日 정부 뒤늦게 허점 보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보석 중에 해외로 도주하면서 일본 정부가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겠다고 나섰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과 닛산이 공개적으로 곤 전 회장의 도주에 대해 입장을 내놓으면서다.
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닛산이 곤 전 회장의 도피에 대해 처음으로 회사입장을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다. 닛산은 "일본의 사법제도를 무시한 행위"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닛산은 지난해 9월 발표한 내부 조사 결과 350억엔에 이르는 곤 전 회장의 비리 규모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은 이날 성명에서 "곤 전 회장의 비리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기본 방침은 변함이 없다"며 "적절한 법적 절차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도 전날 저녁 BS후지의 보도프로그램에 출연해 곤 전 회장의 도피와 관련해 재발 방치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스가 관방장관은 "(해외 도피는) 정부로서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도주 경위를 제대로 살피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이러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곤 전 회장의 신병 인도에 관해서는 "다양한 외교적 수단을 행사하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곤 전 회장의 출국경로로 지목된 개인 비행기 화물검사를 강화하는 등 뒤늦게 제도 허점 보완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개인 비행기의 보안 검사를 의무화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불특정 다수가 탑승하는 일반 항공기의 경우 납치 방지 등을 위해 각 항공사가 의무적으로 보안 검사를 해야하고 정기편 승객의 짐 엑스선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개인 비행기의 경우 검사여부는 기장이 판단하게 돼있고, 곤 전 회장은 이런 허점을 이용해 일본을 탈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피고인이 보석 중에 달아날 경우 '도주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이르면 내달 형법 개정을 논의하는 법제심의회에 자문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보석 피고인의 동향 감시를 위해 위치정보시스템(GPS) 단말기를 신체에 장착시키는 방안도 법제심의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곤 전 회장의 도주를 계기로 일본의 보석 제도가 엄격해 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자택에서 나와 도쿄 롯폰기 호텔을 들러 신칸센을 통해 오사카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곤 전 회장은 간사이 공항 근처 호텔에 들어간 뒤 미국 국적의 남자 2명이 큰 상자를 실은 수레를 가지고 나와 이를 들고 오후 10시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 11시 넘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
곤 전 회장을 태운 이 비행기는 이스탄불과 터기를 경유해 30일 레바논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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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곤 전 회장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일당이 사전에 일본을 20차례 이상 방문했으며, 일본 공항 10곳 이상을 답사한 후 간사이 공항의 경비가 허술하다고 판단해 곤 전 회장의 출국 경로로 활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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