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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 해외자산 증가는 생존위한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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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자마진 감소, 경쟁 심화 등

내년 영업, 올해보다 악화 전망

해외시장 진출 목소리 더 커져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의 해외 자산은 3년간 무려 40% 가까이 늘며 국내 자산 증가율을 월등히 앞질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성장, 저금리, 대출 규제라는 국내의 역대급 비우호적 영업환경으로 인해 생존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해외 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 상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지역이 상대적으로 선진국보다 용이한 개발도상국에만 몰려 자칫 국내 금융사끼리의 과열 경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전체 금융지주사 10곳의 연결총자산은 2587조원으로 전년말(2068조원)에 비해 2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의 자산 359조4000억원이 새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증가분은 159조6000억원으로 7.7%였다. 또 올 상반기 전체 금융지주회사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8조5692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731억원)에 비해 21.2%나 늘었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4.5%에 그친다.


반면 금융지주사의 올 6월말 해외 현지법인 자산 규모는 6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9개사 기준으로는 47조220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에 비해서 11.4% 성장했다. 시계를 3년 전인 2016년 6월말(34조원)로 넓히면 이 기간 38.7%나 증가했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발맞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ㆍASEAN) 지역으로의 진출에 무게를 뒀고 눈에 띄는 성과도 거두는 모습이다. 실제로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금융회사 점포는 150개(6월 기준)로 지난 2011년 말(78개) 대비 92% 증가했다. 총자산이익률(ROA)도 국내에 비해 높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국내에서 기록한 ROA는 0.56%에 불과했으나 베트남은 2.05%, 캄보디아 2.01%, 미얀마 1.76%, 인도네시아 1.37%, 필리핀 1.15%, 싱가포르는 0.77%에 달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 저금리 추세와 취약기업 증가, 정부 규제 등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국내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해외에서의 성장 추세가 더욱 가파른 모습이다.


특히 내년 국내 영업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다. 금융연구원은 은행업의 주요 환경으로 저금리 추세와 취약기업 리스크 증가, 혁신금융 및 생산적 금융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규제 강화, 기업대출 시장 경쟁 심화,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은행 간 경쟁 심화,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 확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은행업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우호적이지 않다. 또 국내 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내년 5%대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6.1%에 비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가계대출의 경우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기업대출은 혁신금융 강화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상황이라 전반적인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했다. 올 3분기 국내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55%로 작년보다 0.11%포인트 감소했다. 내년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대 안팎이 될 것으로 봤다. 심지어 올 상반기 8.64%에서 내년 6%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조차 나왔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내년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올해보다 하락할 것"이라면서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기본 전망보다 최대 3조5000억원 가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지주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업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도 최근 은행업계의 위기를 디지털과 해외진출 전략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추구하고 있는 글로벌화가 자칫 우리만의 출혈 경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 지역이 베트남 등 일부 아세안 국가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신한베트남은행의 규모를 키우고 있고 하나금융그룹은 베트남 국영상업은행(BIDV)의 2대 주주가 됐다. 또 광주ㆍ전북은행의 모회사인 JB금융그룹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소유한 베트남 중견 증권사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 중앙은행인 베트남 국영은행(SBV)이 DGB대구은행의 호치민 시티 지점 설립을 승인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도 국내 이자수익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수익성 악화가 IB사업과 해외 진출에 집중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면서도 "국내 금융사들이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만 집중하면서 매물로 나온 현지 업체 가격을 이미 3배 이상 올려놨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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