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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백두산이 진짜 폭발하면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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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장군봉에서 찍은 천지의 모습. 화산이 분출되면 이 아름다운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진=아시아경제DB]

백두산 장군봉에서 찍은 천지의 모습. 화산이 분출되면 이 아름다운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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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최근 뉴질랜드 화이트섬 화산폭발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영화 '백두산' 개봉으로 백두산 화산폭발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고 있습니다. 2017년 9월 서울에서 열린 '백두산 마그마 활동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한·중 과학자들은 백두산 아래 땅속에 4개의 마그마 방이 있고, 각각 깊이 20㎞, 26㎞, 44㎞, 55㎞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땅속에 마그마방이 있다는 것은 분화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뜻입니다. 마그마 방은 뜨거운 마그마가 모여있는 땅속의 공간입니다. 강한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거나 다른 마그마 방에서 마그마가 밀려 들어오면 마그마 방이 출렁거리게 되고, 마그마 방이 출렁거리면 마그마에 녹아있던 가스와 수증기가 터져 나옵니다.


그렇게 터진 가스와 수증기의 압력이 점점 더 강해지면 쌓인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화산이 폭발(분화)하게 됩니다. 탄산음료의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고 세게 흔든 뒤 손가락을 떼면 탄산음료가 쏟아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그마 방은 암석 사이에 액체가 들어있는 반(半)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돼야 출렁거립니다. 과학자들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나 중국의 지진 등은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에 에너지가 전달이 제대로 안돼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리히터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리히터규모 7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휴화산인 백두산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영화 '백두산'에서 묘사한 백두산 화산 폭발 모습. 언제 폭발할지 시점을 가늠하지 못할뿐 화산이 폭발할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 영화 '백두산' 포스터]

영화 '백두산'에서 묘사한 백두산 화산 폭발 모습. 언제 폭발할지 시점을 가늠하지 못할뿐 화산이 폭발할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 영화 '백두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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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북한 전역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고, 남한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영향은 화산재입니다. 특히 겨울에는 북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화산재가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항공기는 운항을 멈출 수밖에 없고, 화산재가 태양을 가린 이상 저온현상으로 농업생산도 곤두박질 칩니다.


2015년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백두산 분화로 인한 남한의 피해액은 11조2506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실제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정부는 나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행안부)의 '재난분야 위기관리 매뉴얼 작성·운용 규정'과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대통령훈령 제388호)' 등에 국민행동요령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화산재 낙하 전에는 문과 창문, 환기구 등 외기가 유입될 만한 틈새를 적신 수건, 테이프 등으로 막고,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 천식 등 환자는 실내에 머무르며, 화산재로 인해 며칠간 외출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생수와 음식물, 방진 마스크와 의약품 및 구급함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실외에 있을 때 화산재가 내리면 코와 입을 가리고 실내나 자동차 안으로 대피하고, 차량 이동을 멈춰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을 경우 전조등을 켜고 화산재가 날리지 않도록 천천히 운행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화산재를 청소할 때는 물을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화산재는 물과 섞이면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영화처럼 남한의 서울까지 폭발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하진 않고 있습니다. 백두산이 폭발할 경우 화산재의 약 97%는 성층권 인근까지 치솟은 뒤 제트기류를 타고 동쪽으로 흩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직격탄은 북한과 중국, 일본 훗카이도와 동북부 일대가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화산재의 3% 정도가 계절풍을 타고 대류권을 따라 돌면서 남한에 극심한 미세먼지, 항공기 이착륙 제한 등의 피해는 상당히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합니다.

백두산 화산폭발로 인한 화산재 피해 예상지역. 북한 전역과 일본 북부지방은 엄청난 피해가 예상됩니다. [사진=행정안전부]

백두산 화산폭발로 인한 화산재 피해 예상지역. 북한 전역과 일본 북부지방은 엄청난 피해가 예상됩니다. [사진=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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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동북아의 정치적 상황은 백두산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기록을 찾아보면,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폭발한 것은 1903년이고, 1702년, 1668년, 1597년, 1405~1406년, 1403년, 1373년, 1217년, 1199~1201년, 1176년, 1122년에도 화산이 터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대체로 100년에 한 번 정도 폭발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리고, 946년에는 대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해동성국 발해가 멸망한 것은 백두산 대폭발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발해 멸망은 926년이지만, 946년 대폭발 이전에 소규모 분출이 이어져 발해를 멸망으로 이끌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백두산은 1000년 단위의 대분출 주기와 100년 단위의 소규모 분출 주기가 함께 관측됩니다.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폭발할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 시기만 모를뿐 터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분화 시점을 예측해 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과학자들과 정치인들이 함께 노력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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