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내 DNA 사슬 구조 조절 관여 단백질의 구조와 작동기작 규명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송지준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이자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많이 생성되고 암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한 사람이 가진 디엔에이(DNA) 사슬은 모두 풀어 연결하면 명왕성까지 닿을 정도로 매우 길어, 실패에 감긴 실처럼 '히스톤'이라 불리는 단백질을 중심으로 압축돼 작은 세포의 핵 속에 들어있다. 하지만 DNA의 유전정보를 복제하거나, 유전정보를 읽어 단백질을 만드는 등 필요시에는 실패 역할을 하는 히스톤 단백질을 조절, DNA 사슬을 느슨하게 또는 팽팽하게 조절하는 역동적인 과정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히스톤이 뭉치거나 DNA 사슬이 엉기게 되면 유전정보의 손실이나 무분별한 유전자 발현 등이 발생해 발생학적 질환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올바르게 작동하도록 제어하는 단백질이 '히스톤 샤페론'이며, 연구진은 첨단장비를 이용해 히스톤 샤페론 중 하나인 'ATAD2'의 분자구조와 작용 기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먼저 단백질과 같은 생체분자를 자연적인 상태대로 볼 수 있는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ATAD2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했다. 나아가 생체분자의 표면을 그려내는 고속원자힘현미경(AFM)을 이용해 ATAD2의 구조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고리 구조 중앙에 히스톤이 결합하며, 이 결합이 ATAD2가 히스톤을 DNA에 전달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송지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저온 전자현미경 등 첨단 생물리학적 기법을 통해 암 등의 질환과 관련된 히스톤 샤페론 단백질의 구조와 작용기전을 밝힌 것"이라며 "해당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후보 물질의 발굴을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이날 게재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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