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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속력 강화 vs 무리한 장악…黃 인사 '두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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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당직자 교체 → 나경원 임기 연장 불가방침 결정
당 쇄신 명분…결과적으로 견제·경쟁세력 주변부로 밀려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자유한국당 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자유한국당 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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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을 종료하고 당무에 복귀하자마자 연이어 '인사의 칼'을 휘둘렀다. 당 쇄신이라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과적으로 황 대표를 견제했거나 경쟁한 세력이 주변부로 밀려났다. 당 내에선 지도부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무리하게 당을 장악하려 한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지난 2일 당무를 재개한 황 대표의 첫 행보인 주요 당직자 교체는 결국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던 김세연 의원을 타깃으로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요 당직자가 일괄 사퇴한 후 4시간 만에 이뤄진 일부 당직자 교체를 제외하곤 전원 유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함께 친(親) 황교안계로 분류된 박맹우 사무총장,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옷을 벗었지만 그 자리엔 다시 '친황세력'이 선임됐다. 당 내에선 '쇄신파'인 김 원장을 밀어내기 위해 "황 대표측이 연구를 많이 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3일에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불허'했다. 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에게 임기연장 여부를 묻겠다고 한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해 이 같이 의결한 것이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사이에는 서로 경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상기류가 감지돼왔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수사 관련 검찰 출석부터 최근에는 무기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이 황 대표와 상의가 된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황 대표의 박찬주 전 대장 인재영입과 나 원내대표의 패스트트랙 수사 의원 공천 가산점 발언 등 상대가 헛발질을 할 때마다 측근들을 통해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황 대표로선 두 번의 인사 결정을 통해 불편한 관계는 밀어내고 친황체제를 공고히 해 당 장악력을 키운 셈이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앞세워 당 내에 '반발 혹은 불만을 품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4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자리에서 "새롭게 출발하자는 취지다. 비움을 통해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황' 체제를 구축하려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친황'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발끈했다.

당 내선 황 대표의 당 장악력 강화가 결국 당 결속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의원은 "당 최고의 대표는 당 대표고 그 밑에 최고위원과 원내대표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당 대표와 심하게 틀어지지 않고 호흡이 잘 맞을 수 있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강석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선수를 교체해 새로운 분위에서 협상을 해보자는 뜻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원내대표실로 걸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는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윤동주 기자 doso7@

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원내대표실로 걸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는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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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 지도부 권력이 '친황계'에 편중되면서 우려도 나온다. 의원들 사이에선 당장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당 대표가 결정하는 것이 맞는지를 두고 불만이 나왔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전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이렇게 화합을 못해서 어떻하느냐"며 나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당 최고위원회가 결정한데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김세연 의원도 이날 라디오를 통해 "당 지배구조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권한을 과대해석해서 나온 문제라고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당이 운영되는 것은 곤란하다. 당이 종말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도 당 최고위원회가 권한을 남용했다는 성토가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공개발언을 신청해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의 의결 내용은 참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 이게 살아있는 정당인가"라며 "원내대표 연임이 됐든, 경선이 됐든 의총에 권한이 있다. 황 대표가 독단적인 결정, 월권을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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