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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약품 대부분 점자표시 미흡…"시각장애인 오·남용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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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약품 대부분 점자표시 미흡…"시각장애인 오·남용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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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에 점자 표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이 의약품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오·남용할 위험이 커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의약품의 점자 표시 실태와 해외 사례 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의약품에 관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조사로 국내 생산실적 상위 30개 일반의약품과 수입실적 상위 20개 제품 및 안전상비의약품 중 구매 가능한 58개 제품이 대상이다.

조사 결과, 16개 제품만 점자 표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일반의약품이 45개 중 12개 제품, 안전상비의약품이 13개 중 4개 제품에 점자 표시가 있었다. 점자 표시가 된 제품도 실제로 점자를 알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16개 의약품 중 2017년 국립국어원에서 실시한 점자 표기 기초 조사에서 확인된 16개 의약품까지 총 32개 의약품의 점자 표시 세부내용을 조사했다. 32개 제품 중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높은 의약품은 11개에 그쳤고 21개 의약품은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독성은 점자 규격에 따라 판단했는데 점의 높이가 낮고 점 간격 및 글자 간격이 지나치게 좁거나 넓은 경우 가독성이 낮아진다고 봤다. 세부 내용은 한국 시각장애인연합회 소속 시각장애인 연구원의 해석 가능 여부를 근거로 판단했다. 조사 담당자가 별도로 점자 규격을 측정했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의약품에는 제품명, 업체명, 사용설명서 주요 내용 등을 점자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32개 의약품 중 23개 제품은 제품명만 쓰여 있고, 4개 제품은 제품명과 업체명만 표시하고 있었다. 5개 제품은 가독성이 낮아 제품명 등을 확인할 수도 없었으며 점자 표시 위치 또한 제각각이었다. 점자 규격과 표시 항목, 위치 등이 서로 달라 점자 표시의 실효성이 거의 없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의약품 점자 표시 지침을 제정해 시각장애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2004년 3월 의약품 관련 지침을 개정하면서 의약품 외부 포장에 제품명 점자 표시를 의무화했다. 성분함량이 두 가지 이상으로 판매하는 의약품은 함량도 표시해야 한다. 환자 단체의 요청이 있을 때는 시판허가권자는 의약품 첨부 문서를 시각장애인에게 적합한 음성 또는 점자설명서로 제공해야 한다.


미국은 의무사항은 없지만, 의약품 포장 관련 산업 협회와 점자 단체가 협력해 2009년 5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통용되는 의약품 점자 표시 지침을 제정하고 관련 업계에 보급했다. 이처럼 해외 선진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점자 표시를 의무화하거나 관련 지침으로 점자 표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사전 협의를 통해 이번 조사를 진행한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약품 점자 표시의 활성화 및 실효성 제고를 위한 의약품 점자 표시 가이드라인 제정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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