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적색등' "구조조정 검토할 때"…내년 경쟁력 평가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지방은행에 적색등이 켜졌다. 저성장 환경에서 지방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 쪽으로 옮겨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을 검토해봐야 할 시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는 지방은행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내년에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 점화될 수도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3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가량 감소했다. 2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11.9% 증가한 시중은행과 대조를 보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은 괜찮겠지만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지방은행에서 먼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지역경제 위축으로 먹거리가 줄었고, 고령화도 상대적으로 지방이 더 빠르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지방은행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에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를 다시 열어 은행업 등에 대한 평가를 할 예정인데, 지방은행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융연구원이 시행한 평가에서는 은행업의 경쟁이 충분치 않아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소형 은행의 진입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한 바 있다.
금융연구원의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9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지방은행 주요 영업기반인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지역 기업과의 관계형 금융을 강화하면서 수도권 등 여타 지역 진출, 디지털금융 강화, 해외 진출 등 새로운 수익원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금융 활성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연구원은 일본의 지방은행 업계에 대해 "초저금리 및 대출 수요 감소 등으로 구조적 불황에 직면하고 있다. 초대형 지방은행이나 지방경제 밀착형의 지역금융기관으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본 당국도 독과점법 적용을 제외하는 등 불황 카르텔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인터넷증권사로 유명한 SBI홀딩스가 최근 일본 지방은행의 지분을 잇따라 사들이며 연합체 은행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중국에서는 올들어 지방 중소은행 10곳가량이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에는 네이멍구자치구의 소규모 은행인 바오상은행이 파산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부실은행에 대한 합병이나 구조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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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보고서에서 "저물가 현상과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 변동을 감안한 실질금리의 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돈을 사고 파는 은행 입장에서, 돈의 가격인 금리가 떨어지면 그만큼 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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