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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사건 재심' 법정 서는 이춘재, 무슨 말 할까

최종수정 2019.11.13 18:52 기사입력 2019.11.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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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사건, 진범 논란…윤 씨, 오늘(13일)재심청구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 온 윤모(52) 씨가 재심청구서를 들고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 온 윤모(52) 씨가 재심청구서를 들고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 가석방된 윤모(52) 씨 측이 13일 법원에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윤 씨 측은 30년 만에 살인을 자백한 이 사건 피의자 이춘재(56)를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관련해 법정에서 이춘재가 과연 어떤 입장을 밝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씨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이주희 변호사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재심 과정은 단순히 승패 예측에 머물지 않고 당시 사건 진행 과정에서의 경찰과 검찰, 국과수, 재판, 언론까지 왜 아무도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무죄 증거로 이춘재가 △피해자 집 대문 위치 △방 구조 등을 그려가며 침입 경로를 진술한 점 등을 첫 번째로 꼽았다.


또 다른 증거로는 윤 씨가 범인으로 검거된 주요 증거였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연구원)의 감정서가 취약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했으며, 주관이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여러 전문가가 제시한 국과수 방사성 동위원소 검토 결과에 대한 오류 가능성을 근거로 들었다.

재심 변호인단은 이춘재를 증인으로 불러 법정에 세운다고 밝혔다. 앞서 '화성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지난달 10일 "이춘재가 (8차 사건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술을 했다. 범인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있다"며 "8차 사건 관련 면담 과정에서 이춘재의 진술은 번복 없이 일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의미 있는 진술'이란 △피해자 박양의 신체적 특징 △사건 발생 장소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장소인 박 양의 방 구조에 대해서는 펜으로 그려가며 설명했는데 방 크기를 '2평 정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10월 선고된 윤 씨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박 양의 방 크기는 약 8m²(약 2.4평)로 돼 있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 온 윤모(52) 씨의 공동변호인단 박준영 변호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재심 청구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 온 윤모(52) 씨의 공동변호인단 박준영 변호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재심 청구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춘재의 이런 진술이 법정에서도 이어지면 8차 사건은 윤 씨가 저지르지 않았다는 설득력이 더 높아진다.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논지에 따르면, 명백한 증거란 "그 증거가치가 확정판결이 그 사실인정의 자료로 한 증거보다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여지는 증거"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반면 재심 변호인단은 당시 윤 씨를 상대로 수사팀의 폭력과 강압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진범에 대한 확신은 범인만 알 수 있는 진술을 일관적이며 합리적으로 하고 있는 이춘재로 기울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부실 수사 의혹도 윤 씨를 진범으로 지목했던 증거력을 훼손한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윤시는 1989년 7월 체포 당시 미란다원칙을 고지 받지 못했으며 불법적인 구속상태에서 감금당했다.


또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윤씨에게 쪼그려뛰기 등 가혹행위를 시키고, 10장 분량 자필자술서 역시 초등학교 중퇴 학력인 윤씨가 이해하지 못한 채 받아쓰기한 흔적이 다수라고 강조했다. 진범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성립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셈이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 온 윤모(52) 씨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재심 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직접 써온 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 온 윤모(52) 씨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재심 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직접 써온 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의 한 가정집에서 박 모(13) 양이 잠을 자다 성폭행 뒤 살해당한 사건을 말한다.


범인으로 지목돼 수감 생활을 한 윤 씨는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으나, 최근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가 이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 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을 자백하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1994년 1월 처제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춘재의 유전자(DNA)가, 화성 사건 피해자들에게서 나온 범인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DNA와 일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춘재는 피의자로 입건됐다.


화성사건 총 10차 사건 가운데 이춘재의 DNA와 일치하는 사건은 3·4·5·7·9차, 증거물이 없는 사건은 1·6차, 미검출은 8·10차로 확인됐다. 현재 2차 사건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중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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