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와 시트로엥을 합친 프랑스 PSA그룹이 500억달러(약 58조원)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지만 완전한 결합에 성공하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과거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합병을 시도했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끝이났다"며 "새 합병 법인을 이끌게 될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가 헤쳐 나아가야 할 난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타바레스 CEO가 이번 합병을 성공시키려면 FCA의 생산 라인업의 부실화, 신기술에 대한 투자 부진, 북미 지역에 대한 과도한 매출 의존도 등의 취약 상황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발표한 3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FCA는 북미 시장외 대부분 지역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FCA와 PSA그룹 양측 모두 중국 시장에서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도 난제다.
WSJ은 또한 타바레스 CEO가 인적 물적 자원 재할당과 공급업체와의 구매계약 개선을 통해 연간 37억유로 가량의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것이 또 다른 복병이라고 지적했다.
FCA의 유럽 공장 구조조정 방안 마련과 강성 노조 리스크 해소도 시급하다. FCA 노조위원장은 합병 소식이 알려진 직후 "합병 조건이 어떤 식이든 이탈리아 공장의 완전 고용, 완전 가동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FCA와 PSA그룹은 당장 유럽 공장 폐쇄로 인한 극적인 비용절감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당장 유럽 공장 폐쇄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장 폐쇄로 인한 비용 절감액의 80%가 4년 뒤에나 현금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28억유로가 들어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FCA의 유럽 공장이 시설 노후화로 인한 낮은 생산성과 원가경쟁력 열위 상황에서도 노조 반대로 오랜기간 방치돼 온 만큼 향후 구조조정 추진은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강성 노조의 협조를 얼마만큼 이끌어내느냐가 합병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양측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 이사회가 두 기업의 합병을 위해 50대 50 방식으로 완전한 결합을 추진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 합병 법인(모기업)은 네덜란드에 설립할 계획이며, 피아트 창립자인 잔니 아넬리의 손자이자 현 FCA 회장인 존 엘칸이 회장직(이사회 의장)을 맡고 타바레스가 CEO를 맡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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