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라크에서 민생고와 부패에 반발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아딜 압둘마흐디 총리가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3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이날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이 TV를 통해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총리가 사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압둘마흐디 총리는 "공백을 막기 위해 정치권이 수용 가능한 자신의 대안(후임자)을 제시하면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가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후임자를 제시하면'이라고 단서를 달아 이 소식이 시위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라크에서는 현 정권의 부패 및 경제 실정을 규탄하며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다. 시위대는 공무원 연봉 삭감 등 정부의 장황한 개혁 방안을 무시한 채 새로운 헌법과 선거법 개정, '부패 내각' 총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처음에 시위대는 가난한 지역 출신으로 자칭 '혁명적'이라는 젊은이들이 주도했으나 시위가 4주간 이어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중산층, 젊은 여성과 노인들까지 가세했다.
AP에 따르면 시위가 격화되고 진압에 나선 군이 실탄을 발사하면서 최근 일주일 동안 150명 상당의 시위대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란은 이라크 정부를 은밀히 접촉, 이라크 시위 진압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참여한 비밀회의가 바그다드에서 열렸고, 이 자리에서 이란은 이라크 총리의 퇴진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바그다드 곳곳에 시위대를 향한 저격수를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시아파 지역인 이라크 남부에서 시위가 시작된 만큼,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도우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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