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건들지 마라" 2살 안마의자 사고 유족, 구조대 과실 주장 논란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작동 중이던 안마의자에 끼여 중태에 빠졌던 두 살 아기가 치료 도중 숨진 가운데 119구조대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유족은 119 구조대가 늦게 도착해 골든타임을 넘겼고, 또 신고 후 구조대 지시에 따랐지만 이는 사실상 방치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30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모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A(2)군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A군은 전날(29일) 오후 6시46분께 청주시 청원구 아파트에서 작동 중이던 안마의자에 몸이 끼여 호흡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119구조대가 심폐소생술로 호흡을 되살렸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논란은 119구조대 신고 시점에서 불거졌다. 2살 아이가 안마의자에 끼어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저녁 6시46분이다.

그러나 아이가 병원에 도착한 건 40분 가까이 지난 7시 20분이 넘어서였다.

유족은 JTBC와 인터뷰에서 "아이는 점점 의식을 잃어 가는데 조금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하고 안 오시는 거예요. 빨리 와달라, 빨리 와달라고 했거든요"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해당 신고 당시 가장 가까운 119 구급대원들은 이미 출동을 나갔고 3km 떨어진 또 다른 안전센터 역시 모두 다른 신고로 출동해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구급대원이 아닌 일반 소방대원이 출동했고 10분이 넘어서야 소방차량이 현장에 도착했다. 구급차가 도착한 시각은 이보다도 5분이 더 걸렸다.

유족은 또 "아이를 안마의자에서 떼어내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119의 지시가 화를 불렀다는 주장했다.

이어 "지금 안마의자에 끼였다고 얘기했더니 아이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셨던 건 119였어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경찰은 부검을 통해 아이의 정확한 사인과 안마 의자의 작동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