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금지 국민청원·감상평 논란…"역지사지 자세 필요"

평점테러·악플세례…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또 다시 젠더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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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질주하면서 일각에서 또 다른 젠더 갈등을 촉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남역 살인사건' 등으로 이성 혐오가 화두였던 2016년 출간된 원작 소설이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29일에는 김나정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영화 관람평이 화제였다. 그는 "이 영화처럼 남자, 여자가 불평등하고 매사에 (여성에 대한 처우가)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면서 살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며 "여성을 온통 피해자로 그려놓은 것 같아 같은 여자로서 불편했다"고 언급했다. 이후 해당 게시글에는 누리꾼 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제작을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개봉 당일에는 남녀를 구분짓는 이분법적 사고가 담긴 댓글과 함께 '평점 테러'까지 발생했다. 가수 장범준은 '82년생 김지영' 관람을 기대한다는 아내의 SNS 게시물에 물음표 네 개를 댓글로 남겼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해 미투 운동을 기점으로 폭발했던 젠더 갈등이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기점으로 다시 한국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수역 폭행사건', '대림동 여경 사건' 등 대표적 사안들과 함께 최근 '레깅스 몰카 무죄 판결'도 젠더 갈등으로 번졌다. 버스 안에서 레깅스 차림의 여성을 몰래 촬영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결정에 여성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술 취한 여성을 뒤쫓아 집까지 들어가려 시도하다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국가미래연구원과 데이터분석 전문업체 타파크로스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사회 주제 가운데 남녀갈등은 70.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5년 상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의 비율(31.0%)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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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편 가르기'는 인간의 본성인데 우리 사회가 집단주의 사회다보니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남녀 갈등 등 양극화가 지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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