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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마트서 종이상자 퇴출' 민심 심상치 않자…시범사업 시기 미룬 정부

최종수정 2019.10.15 15:49 기사입력 2019.10.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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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내달 1일부터 시범사업 통해 종이상자 퇴출 실시 예정
하지만 최근 협의체 열고 시기 미루기로 결정
연말 가까워 온 상황인데…환경부 "연말에 시범사업 진행해 퇴출여부 최종결정"

한 대형마트의 자율포장대.

한 대형마트의 자율포장대.


단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보경 기자] 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종이상자를 퇴출키로 한 정부의 방침이 여론 반발에 시행 시기가 미뤄졌다. 소비자들이 편의성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자 시범 시기를 계획보다 최소화한 뒤 여론 추이에 따라 시행하기로 한 것. 일각에서는 탁상행정에 대한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을 경우 제도 시행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 4사와 환경부는 당초 내달 1일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종이상자와 자율포장대를 일부 점포에서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협의체를 열고 시범사업 시작 시기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말에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내년 종이상자 퇴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11월1일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1월부터 본격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이미 연말이 가까워진 상태에서 시범 사업 여부에 따라 종이상자를 없앨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그 만큼 정부가 여론의 반발을 민감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시범사업을 언제 시작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지난 8월29일 대형마트 4사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맺고, 2~3개월간 준비 작업을 거친 뒤 대형마트에서 자율포장대와 종이상자를 없앤다고 밝혔다. 자율포장대는 종이상자와 비닐끈 등을 비치해 놓고 소비자들이 자율적으로 포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로, 대량구매 소비자들이 주차장까지 구매품을 옮기기 위해 장바구니 대용으로 자주 이용했다. 종이상자를 고정하기 위한 비닐끈이나 테이프 쓰레기가 연간 600t 가까이 발생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지적되자 대형마트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종이상자 퇴출에 나선 것이다. 단 고객이 원할 경우, 종량제 봉투나 종이 상자를 구입할 수는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형마트를 찾는 대량구매 고객들은 대부분 3~4인 가족이 1~2주에 걸쳐 먹을 식료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장바구니만으로는 주차장까지 물품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종이상자를 이용하면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것도 장바구니로는 2~3번 옮겨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대량구매시에는 무조건 온라인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또 종이박스를 물건 포장에 사용하는 것은 종이상자를 재활용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 굳이 규제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쏟아졌다.

당장 혼란을 피하게 된 대형마트들은 대량구매 고객들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은 종이상자 퇴출을 대비해 코스트코 등 창고형 매장에서 쓰이는 것에 육박하는 대형 장바구니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대형 장바구니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종이박스의 편의성이 높아 '괜한 규제를 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와 대형마트 협의체는 장바구니 사용이 어느 정도 정착됐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며 "대형 장바구니가 도입되면 불편도 점차 사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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