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한국투자공사, 운영자금 70% 부동산 '몰빵 투자'…지방行 피하려는 꼼수 의혹도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가 자체 운영자금(내부적립금)의 70%를 부동산에 '몰빵'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규정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공개한 '한국투자공사 운영자금 운용 현황'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 금액은 2018년 12월 기준 434억원에서 2019년 6월 기준 1534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운영자금 2203억원의 약 70%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한국투자공사가 지난 4월 내부 운영자금 1100억원을 신규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초래한 결과다. 김 의원은 "해당 투자상품이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위험성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지난 4월초 스테이트타워남산(STN) 건물 인수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주도의 사모형 부동산 투자신탁에 참여했다. 한국투자공사는 지난 4월 1100억원을 납입했다. STN은 한국투자공사가 입주하고 있는 건물이다.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투자계약서의 신탁계약 기간은 2029년 2월까지 10년이다. 계약서에는 '원금손실 위험, 부동산시장 변화위험, 보유 부동산의 매각지연 위험은 물론 금리변동으로 투자수익률이 변동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한국투자공사는 이 계약을 위해 적립중인 수시입출금 922억원에서 850억원을, 정기예금 540억원에서 250억원을 각각 빼내 자금을 마련했다. 이 중 올 5월과 8월에 각각 만기되면 이자로 4억원을 챙길 수 있었던 정기예금에서 250억원을 중도해지하는 바람에 이자는 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자로 3억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한국투자공사 내부에서도 이번 투자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투자 결정에 앞서 3월 초 열린 한국투자공사의 고유자산운용위원회에서 리스크 담당부서는 자산배분에서 부동산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신중' 의견을 표했다. 김 의원이 확인한 회의록에 따르면 리스크담당 부서는 "투자 포트폴리오내의 부동산 집중도가 향후 10년간 70% 수준에서 묶여 전체 자산운용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지는 이른바 '집중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유동성 우려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한국투자공사의 운영자금 중 안정성 자산 78%가 28%로 급락해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재무건전성의 위험은 2029년까지 향후 10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이 투자의 기본인데, 한국투자공사는 한바구니에 부동산만 가득 담아 10년간 불안한 바구니를 들고 있어야 하는 입장"이라면서 "이번 투자가 자체규정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기재부ㆍ감사원 등이 심도깊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 측은 한국투자공사가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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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연설에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언급한 뒤 일주일 후에 한국투자공사에서 관련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면서 "지방으로 내려가기 싫은 한국투자공사의 '알박기' 전략이라는 의혹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한국투자공사 측은 "TF 구성은 우연의 일치"라면서 "STN 건물이 시내중심권에 있기 때문에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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