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첫발 '정치협상회의', 황교안의 정치력 시험대
황교안, 첫 회의 불참 '신중행보'
이해찬 "4일 전 약속 사실상 거부" 비판
선거제·사법개혁 등 난제…黃 정치력·협상력 실질적 데뷔전
당론 고집땐 자충수 가능성 우려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조국 사태'로 인한 의회 정치 실종 위기를 타개하자는 뜻에서 여야 5당 대표가 합의한 '정치협상회의'가 11일 첫 회의를 열었다. 야권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불참했다. 사법·정치개혁 등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 만큼 호흡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첫 정치협상회의 진행했다.
황 대표는 같은 시간 서울교총 대강당에서 열리는 당 행사 '저스티스 리그, 공정 세상을 위한 청진기 투어' 참석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황 대표는 전날 정치협상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에 대해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라며 "난데없이 (정치협상회의를) 며칠 내 하자, 준비없이 하자, 그러면 그게 무슨 회의가 되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 불참에 대해 "황 대표가 4일 전 약속한 정치협상회의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며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정당과 어떻게 협상할 것이며 국민들이 정치를 뭐라고 판단하겠느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약속해놓고 막상 회의에 들어가면 여러 핑계를 들면서 무산시킨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는 국민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다. 한국당은 이제 국민 앞 약속을 지키라"고 쏘아붙였다.
황 대표가 회의에 섣부르게 나서지 않는 데 대해서 정치권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다음 총선의 판도를 가를 선거제 개혁안과 최근 정치권 최대 이슈로 부상한 검찰개혁 등 굵직한 현안을 다루는 만큼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정치협상회의는 사실상 황 대표의 정치력과 협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라는 평가다. 당대당 협상은 그동안 원내대표 선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고, 국회의원 다선의 경험을 갖춘 다른 대표들과 비교해 '정치 초년생'인 그의 협상 스타일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계 입문 후 첫 협상 테이블에 나선 황 대표로선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이 길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 참가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합의에 대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우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골자로 한 검찰 개혁 협상부터가 난관이다. 조 장관 사태를 계기로 보수 진영 내 검찰 개혁에 대한 의심이 싹트면서다. 황 대표는 검찰 개혁보다 조 장관 사퇴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당인 민주당은 이를 쉬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선거제 개혁안이다. 현재 한국당을 제외한 4당 모두가 지역구를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을 추진중에 있다. 반면 한국당은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전체 의석수를 270석으로 줄이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있다.
황 대표가 만약 절충안을 염두하지 않고 당론을 고집한다면 현행법대로 다음 총선을 치르게 되거나, 4당의 합의로 개정안이 통과되는 두가지 경우의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당론 철회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이 경우 자당 의원 설득 등 황 대표의 정치력 발휘가 불가피하다.
한편, 정치협상회의와 별도로 검찰개혁을 위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협상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그러나 황 대표의 정치협상회의 불참 여파로 원내대표간 협상 역시 삐걱대지 않을까란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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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다음주부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교섭단체 간 3당 협상도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검찰개혁을 위한 광장의 열망은 이미 국회로 향하기 시작했다"라며 "여야 모든 정당 지도자들이 마음을 모아주실 것을 요청한다. 이런 의미에서 황 대표의 정치협상회의 참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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