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어 구글도 中눈치보기…홍콩시위 관련 앱 잇따라 삭제
홍콩 실시간 지도 앱, 홍콩시위 관련 게임 앱 차단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의 대표적 IT기업인 애플과 구글이 홍콩의 반(反)정부 시위와 관련된 앱을 잇달아 차단하고 나섰다. 실시간 지도 앱은 물론 뉴스·게임 앱도 차단됐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에게도 중국시장은 중요한 만큼, IT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홍콩의 실시간 지도 앱 'HK맵.라이브'는 홍콩에 법 집행기관과 주민들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도 앱에 담긴 경찰 검문소의 위치나 주요 시위장소 등의 정보는 그 자체로 무해하다"면서도 "기술은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쿡 CEO는 홍콩 시위대가 개별 경찰관들을 표적으로 삼고, 매복했다가 경찰을 공격하는 데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보는 홍콩 사이버보안·기술범죄국과 애플 사용자 양쪽으로부터 얻었고, 믿을만한 정보였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정보를 광범위하게 악용했기 때문에, 이 앱은 우리의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전날 자사 앱스토어에서 'HK맵.라이브'를 퇴출시켰다.
애플은 지도 앱 외에 뉴스공급앱도 앱스토어에서 차단했다. CNBC방송은 애플이 '쿼츠(Quartz)'라는 뉴스제공 앱을 '중국에서 불법적인 앱'이라는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고 전했다.
CEO까지 나서 애플이 홍콩시위와 관련된 앱을 차단한 이유를 설명했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애플이 앱을 차단한 시점은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애플이 시위자들을 호위하고 있다"며 맹비난하자마자 내려진 조치이기 때문이다. 앱 제작사 측은 이 앱에 대한 퇴출이 "홍콩에서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려는 명백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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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검색엔진업체 구글도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된 앱을 차단했다. 구글은 홍콩 시위와 관련된 모바일 게임 앱도 제거했다.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이 앱은 게임 플레이어가 홍콩 시위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구글은 "이 앱은 민감한 이벤트와 관련된 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홍콩 당국으로부터 이 앱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앱을 퇴출시켰다"고 설명했다.
WSJ는 애플과 구글이 중국 정부의 반응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이유는 결국 거대한 중국 시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중국시장을 놓치면 사업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 시장조사회사인 차이나스키니의 마크 태너 국장은 "앱 퇴출 결정은 중국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애플의 경우 중국에서 민족주의가 부상하며 이미 브랜드 지위가 위태로운 상황이라 중국 소비자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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