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연체채권 관리 체계 싹 뜯어 고치겠다"
금융위,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TF 1차 회의
내년 하반기, 소비자신용법 제정안 목표
채권 추심 일변도 관행→자율적 채무조정으로 전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금융위원회가 개인들의 연체채권 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소비자신용법' 제정을 추진한다. 채권추심 일변도 행태를 보였던 금융사가 자율적 채무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제도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8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TF 1차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 금융감독원, 신용정보원, 자산관리공사,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채권 추심 일변도의 관행을 보여왔다. 연체가 시작되면 자동적으로 기한이익을 상실시켜 원리금 전체 상환을 요구하고, 회수되지 않은 채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를 반복적으로 연장시켜 빚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도록 했다. 추심 과정에서도 과잉추심 문제는 줄기차게 제기됐다.
손 부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법에서 금지되는 추심행위를 아무리 세세하게 나열하더라도 회수를 해야지만 자기소득이 확보되는 구조 하에서는 언제든지 과잉추심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어제까지의 고객이 한 번 연체하기만 하면, 외부인력까지 동원하여 추심하고 채권매각을 통해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관례화 됐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기보다는 과도한 추심압박을 통한 회수 극대화 추구 관행에 나서왔던 것은 연체채권 관리에 대한 별도 규율체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TF를 운영한 뒤 내년 1분기까지 '금융권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후 내년 하반기까지 대출계약 체결단계를 규율한 대부업법을 확대 개편해, 연체 이후 처리절차 등 대출 관련 일체 행위를 포괄하는 '소비자신용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개선 방향은 일단 금융회사가 현재의 채권추심 일변도의 관행을 벗어나 채권자-채무자 채무조정을 할 수 있는 틀을 갖추도록 만들 계획이다. 과도한 추심을 완화하되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가 더 많은 회수를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향으로는 연체채무자가 요청하는 경우 채권자가 채무조정 협상에 응할 절차적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채무조정 협상 중에는 추심을 금지하고, 심사 결과를 일정기한 내 결론 내도록 하는 방안을 담는 것이 목표다.
연체 이후 채무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자 부과방식 등도 제한할 계획이다. 연체가 길수록 회수율이 낮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대안을 마련하는 한편, 관행적으로 연장됐던 소멸시효를 완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해외 선진국 등에서는 관련 제도들이 갖춰졌다. 영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은 소비자신용법을 갖춰 채무조정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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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부위원장은 "이번 작업도 검토과제가 광범위할 뿐 아니라 과제간 상호연관성도 고려해야 하고 대출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 동안의 정책대응으로 단기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면, 이번 작업은 그 동안 손이 닿지 않았던 보다 가치 있는 성과를 지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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