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DLF 사태' 근본 문제 해결하려면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PEF) 투자와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 장관 이슈를 제외하면 사실상 DLF 국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의원들은 DLF 사태는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판매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이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려고 5~6개의 사모펀드 형태로 만들어 판매한 전형적인 쪼개기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상품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DLF의 은행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하필 국감일을 골라 해외출장을 간 은행장들의 태도를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은 DLF 판매가 불완전판매로 판명나면 금융감독원 차원에서, 사기판매로 드러나면 형사고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은행판매 금지에는 신중한 입장을 드러내며 제품 설계와 판매, 내부통제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DLF에 투자한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본 만큼 판매 은행에 대한 징계와 관련 제도 개선은 금융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발등 위의 불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DLF 판매 과정의 문제로 국한하거나 좁혀서 보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DLF는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수많은 펀드 중 하나의 상품에 불과하다.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유가증권이나 실물에 투자해 수익을 나눠 갖는다는 측면에서 다른 펀드들과 본질적으로 같다. DLF는 주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DLS는 국내 또는 글로벌 증권사가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다. 증권사는 DLS를 판매해 모은 자금으로 다시 다른 투자 상품을 매입(백투백)하거나 트레이딩을 통해 낸 수익을 투자자들과 나눠 갖는다.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자금을 운용하지만, DLS는 사실상의 자금 운용과 투자 결정을 증권사가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어떤 주식형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을 때 상품 판매 과정의 문제로만 보고 접근하면 본질적인 재발 방지책이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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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DLS 사태는 증권사가 DLS로 자금을 모아 인허가도 받지 않은 해외 개발 사업에 잘못 투자해 빚어진 결과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제대로 된 실사 없이 투자를 집행한 탓에 급기야 만기를 언제까지 연장해야 할 지, 얼마나 투자자 피해가 커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나중에 봤더니 해당 사업장은 독일 정부에 인허가 신청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JB자산운용이 펀드로 자금을 모아 투자한 호주 장애인 임대주택도 마찬가지다. 이 또한 검증되지 않은 해외 운용사가 운용하는 부동산 상품에 잘못 투자했다. 독일 금리 연계 DLF나 해외 부동산 연계 DLS 모두 주식이나 채권처럼 전형적이지 않은 대체투자 과정에서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검증 없이 투자가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대부분이 해외 상품 투자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도 부동산 등 수많은 해외투자가 집행되고, 이런 투자가 여러 형태의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부실 판매뿐만 아니라 부실 투자에 대한 사전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형태의 DLF 사태들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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