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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유엔의 위기, 다자주의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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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국가 간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격 직후 개막한 제74차 유엔(UN) 총회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호소는 이전보다 더욱 짙어진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총회에 참석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다자주의는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에 진정한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총회는) 전 세계가 모여 민감하고 주요한 이슈들을 함께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무이하고 필수적인 자리"라고 유엔의 존재 이유를 거듭 호소했다.


국제사회 최상위 정치 협의체인 유엔은 1945년 창립 이래 다자주의적 대화를 통해 평화를 실현하고 국제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각국에서 대두하는 자국 우선주의로 그 역할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보호주의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다자기구, 국제법에 근거한 국제 협력의 틀마저 뒤흔들고 있다. 말 그대로 유엔의 위기, 다자주의의 위기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회에서 현실적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적어 보인다. 매년 9월 셋째 화요일에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는 지금까지 수많은 결의안이 제출되고 채택됐지만 '선언적' 성격이 짙었다. 더욱이 '트럼프 시대'에 만연하는 자국 우선주의는 이 선언마저도 가로막는 모양새다.

올해는 이란, 북핵 문제 외에도 기후 변화, 지속 가능한 개발 등이 주요 의제로 꼽힌다. 개막 직전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으로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미ㆍ이란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비핵화와 관련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등이 관건이다. 24~30일 일반토의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의 연설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올해 유엔 총회를 앞두고 지도자들에게 '아름다운 연설'은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기후 변화 등 글로벌 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을 들고 오라는 주문이다. 다만 각국 정상이 들고 올 해법에 대한 기대감은 미리 접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개막일 미 의회를 찾은 10대 기후변화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발언을 인용하자면 "미안하지만 당신들은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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