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호 KDI 박사 "주택 분양 10% 늘면 3년후 미분양 3.8%↑"
주택공급 문제점 보고서…"2015~2017년 주택공급량, 기초수요 크게 웃돌아"
"시공 위주 아닌 도시 설계에 초점 맞춰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주택 분양물량이 10% 늘어나면 3년 시차를 두고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3.8%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건설사 재무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공급 확대 위주의 주택정책 보다는 임대·매매시장을 구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송 연구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9년 5월 기준 우리나라의 아파트 준공후미분양 규모가 1만8558호로, 2015년 말 보다 76.4% 증가했다"며 실증분석 데이터를 공개했다. 그는 미분양이 주로 발생한 지역과 관련해 "경기도 신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5대 광역시에서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 주택공급시장에 대해 "4~5년마다 급증과 급락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특히 2015~2017년에 주택공급을 언급하며 기초주택수요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수를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2008년 100%를 상회했으며 2019년 말에는 106%를 기록할 전망이다. 인구수를 기준으로 한 1000명당 주택수도 2010년 357호에서 올해에는 412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5년 이후 주택공급물량은 기초주택수요를 초과했다. 2016년에는 32만2000호, 2017년에는 29만6000호가 각각 주택수요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2020년 준공후 미분양 규모는 최대 3만호가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송 연구부장은 미분양 증가가 판매촉진과 관리비용 증가를 갖고오면서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영업이익이자보상배율까지 낮춘다고 분석했다. 할인분양과 할인매각이 나타나 건설사와 금융기관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얘기다.
또 올해 아파트 준공, 입주 물량 유입은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올해 12월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도 역전세 현상이 표면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도시별 패널분석 결과를 보면 아파트 입주물량이 장기 평균에 비해 10% 증가할 경우 전세가격을 최대 1.21%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역전세가 확산되면 임차인의 유동성 제약이 커지고,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 반환 압력 증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송 연구부장은 올해와 내년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3만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업계와 금융기관 등이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세입자 피해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전세 관련 대출, 보증기관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3~4년마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주택 공급 급증과 급락 현상을 막기 위해 건설사 자기자본부담 리스크를 높이고 주택금융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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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시공위주의 영업이익 확대 보다는 도시전체를 설계하고 필요하면 재정조달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에는 "공공택지 조성을 통한 주택공급계획은 신중히 설계돼야 한다"며 "가구 변화에 따른 다양한 주택수요에 대응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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