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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침체 전조?'…이미 불황 진입한 韓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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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장·단기 금리차 역전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갈등 겹쳐 불확실성도 커져…앞날 예측 불가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심나영 기자] 미국에서는 보통 2년물과 10년물 역전이 될 때 장기 경기 침체 전조로 읽힌다. 채권시장 역사와 규모가 다른 한국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통화안정증권(통안채)91일물과 국고채 3년물을 기준으로 경기를 진단해 왔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4월부터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특히 10년물 이상 장기 국고채 금리가 모두 통안채91일물 금리 밑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한 대목이다.


◆경기 침체에 더해진 불확실성=26일 오전 10시 기준 국고채 1ㆍ3ㆍ5ㆍ10ㆍ20ㆍ30년물 장기금리가 전부 단기금리인 통화안정증권 91일물 금리 아래에 있다.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10년물 이상 장기 국채금리가 앞으로 경기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단기 금리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정부는 재정으로 겨우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감소, 그에 따른 투자위축이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앞날을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하고 있다.


올 들어 대외 불확실성은 현저히 높아지고 있다.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 미중 무역전쟁은 최근 들어 출구에서 더욱 멀어졌다. 올 상반기까지 상수였던 한일관계는 최근 두 달 새 급격히 악화돼 미중관계 못잖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특히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결정하면서 한미관계까지 의심하는 상황이 됐다. 동맹 관계 균열에 대한 우려가 더해져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열린 확대거시금융회의에서 "단기간에 글로벌 악재가 중첩됨에 따라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고 주요국 증시의 동반 하락, 국채 금리 하락, 안전 통화인 달러화와 엔화의 강세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책ㆍ민간경제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앞날이 예측 불가능해진 상황에 대한 우려가 많이 거론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 리스크 요인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부분에 참석자들 사이에 이견은 없었다"면서 "모두가 공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30일 한은에 쏠린 눈=시장은 오는 30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주목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회 연속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과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고 오는 10∼11월 중 한차례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전무는 "지난달 인하 후 이달 추가 인하하면 정책 당국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는 신호를 줄 수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높아져 이번에 내리는 것은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경기 악화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기준금리 1%까지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성장률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보인다"며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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