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폭스바겐, 하이브리드차 결별 선언

생산가격 여전히 비싸고, 중국·유럽 환경규제 맞추기도 어려워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2000년대 초반 '차세대 자동차'로 주목받았던 하이브리드전기차량(하이브리드차·HEV) 시대가 끝나는 것일까.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이 더이상 하이브리드차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형태의 자동차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M과 폭스바겐은 모든 투자역량을 하이브리드차 대신 전기차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GM은 앞으로 4년 내에 셰보레와 캐딜락 브랜드 등에서 20개의 전기차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내년 미국에서 소형 플러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2022년에는 미니 전기버스를 출시한다.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투자할 돈이 1달러라도 더 있다면 하이브리드차에 써야 할까, 아니면 모두가 예상하는 답변(전기차)에 투자해 남들보다 앞서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이들이 하이브리드차 산업에서 물러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가격이다. 하이브리드차가 생산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솔린차에 비하면 생산가격이 평균 2000달러(약 244만원) 가량 비싸다. 또다른 이유는 규제다. 중국과 유럽이 전기차 기반의 친환경차 판매를 의무화하고 있는 만큼, 과징금을 피하려면 전기차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WSJ는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동시에 한 사업에서 발을 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도요타와 포드는 여전히 하이브리드차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모델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차 대중화를 이끌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