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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대문'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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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일대의 상가들이 불황을 겪고 있다. 서울시와 관련 부처에서 경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가시적 효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만 해도 동대문 일대의 상가는 활기가 넘쳤다. 평화시장과 광장시장 등 전통도매시장은 전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 몰려온 상인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밤새도록 붐볐다.


불황을 가져온 원인은 복합적이다. 일본 및 중국 관광객의 격감,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과 성업, 중국의 중저가 시장의 급성장, 특히 국내 경제 상황의 악화 등을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내외 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미리 대처하지 못한 데 그 큰 원인이 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 동대문은 동대문만의 장점과 저력이 있다. 동대문 상가의 주종인 패션산업만 예를 들어보자. 기획과 디자인, 원ㆍ부자재의 공급, 봉제, 도매 및 소매 등 기획, 생산, 유통의 모든 기능이 한곳에 모여 있는 세계 유일한 지역이 바로 동대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동대문패션시장은 아직도 국내 매출의 17%, 수출의 21%, 고용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동대문 일대에는 많은 역사, 문화유산이 있다. 1398년에 건조돼 1869년에 개축된 보물 1호 동대문(흥인지문)을 중심으로 동대문에서 광희문에 이르는 서울성곽의 일부가 복원됐고, 숭인동에는 보물 142호로 지정된 동묘가 있다. 그 건너 지근거리에 근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박수근의 생가가 있다. 동묘는 관우를 모신 사당이며 임진왜란 직후에 조성됐다. 길 건너 창신동 봉제마을 한가운데에 최근 백남준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백남준 화백이 청소년 시절 13년을 살았던 집이다. 이처럼 경제적 측면이나 문화적 환경으로 볼 때 동대문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이러한 배경에서 '동대문' 자체를 브랜드로 만들 필요가 있다. 첫째, 동대문을 중심으로 문화 관광 벨트를 만들자. 우선 대학로 자체를 연극과 공연의 공간으로 활성화하자. 그리고 대학로에서 낙산, 창신동과 숭인동, 동대문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충무아트센터, 장충동과 국립극장을 연결하는 문화 벨트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최근 '원도심 재생운동'이나 폐공간, 낙후 시설을 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 세계적인 추세다. 도쿄의 다이칸야마에 새로 조성된 3개동의 쓰타야서점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든다.

둘째, 최첨단 설비를 갖춘 가칭 '동대문인터넷방송국'을 설립, 운영하자.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다. 그리고 패션산업에서 주문과 제작, 유통을 24시간 안에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동대문이다. 이 두 가지 장점을 살려 24시간 운용되는 인터넷방송을 통해 창의적이고 다양한 패션 디자인을 실시간 선보이고, 소비자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의상을 주문받으면 그 의상을 즉시 시뮬레이션으로 방송하고, 소비자와의 합의가 성립되면 24시간 이내에 제작, 배송하는 일종의 통합 플랫폼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동대문 패션 아카데미를 창설하자. 세계 최고의 패션 스쿨인 영국의 센트럴세인트마틴스나 뉴욕의 파슨스디자인스쿨의 장점을 본떠 동대문에 패션 스쿨을 설립하고,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들을 교수로 초빙하는 과감한 투자를 병행한다면 머지않아 세계적 패션 아카데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동대문이라는 브랜드는 세계화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동호 동대문미래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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