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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수사권 바로알기

최종수정 2020.02.01 22:54 기사입력 2019.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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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에서 신속 처리 대상 법안(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놓고 검찰과 경찰 간 의견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해당 조정안은 경찰에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검찰의 독선과 정치적 중립 위반, 검사의 오만방자함과 부정부패 등에 반감을 느낀 국민 대다수는 검찰에 반대하며 경찰 입장에 동조하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사권을 둘러싼 권한 다툼,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검찰이라는 기관 운영상의 문제나 검사 개인적인 일탈 문제와는 별개로 제도적 관점에서 현재 논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수사권이란 용어부터 생각해보자. 형사소송법 제195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 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아울러 제196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 사실과 증거에 관하여 수사를 개시, 진행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검찰ㆍ경찰 모두 수사는 해야 하는 의무일 뿐이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권한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수사를 권한이 아닌 의무로 인식하는 개념 정리부터 할 필요가 있다. 수사는 수사기관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검찰 제도 탄생의 역사다. 검찰 제도는 비교적 최근에 탄생했다. 과거 수사ㆍ기소ㆍ재판 모두를 법원이 담당하던 규문절차를 배제하고 탄핵주의적 소송 구조로 전환하면서 검사가 수사ㆍ기소를 담당하게 됐다. 경찰의 수사권한 남용으로 인한 인권침해 폐해를 시정하고 수사 절차의 사법적 성격을 회복하기 위해 검사로 하여금 경찰 수사를 지휘하게 하고 검찰에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지위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이는 프랑스혁명 후 프랑스에서 시작돼 독일 등에도 도입되고 영국에는 1985년 도입된 제도다. 검찰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역사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가는 입법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볼 것은 수사종결권의 성격이다.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은 단순한 수사 개시나 수사 진행과는 차원이 다른 최종적인 소추 결정권을 주는 것이다. 법률 판단의 문제로서 사법기관의 역할이다. 즉 수사 종결은 사법 행위다. 수사결정권을 통제하는 장치로 당사자에게 이의제기권을 부여한다고 한다. 이는 고소ㆍ고발 사건에는 의미가 있으나 경찰 인지 사건이나 마약ㆍ뇌물 등 일반 국민이 피해자인 사건에서는 사건 관계인의 이의 제기 절차가 무의미하게 된다.


다음으로 수사와 정보의 관계다. 수사는 엄격한 법적 통제와 증거의 뒷받침으로 진행되는 것인 반면 정보는 소문 등 구체적 근거나 증거가 없는 것들을 포함하고 있어 수집하는 정보기관이 자의적으로 활용하면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 정보경찰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그러나 현행법상으로도 경찰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은 처벌 대상이다)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고는 하나, 이는 역설적으로 정보경찰이 정치적 중립 위반 가능성이 높을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정보 기능과 수사 기능이 모두 있는 국가정보원 개혁안에서도 두 기능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논의되는데, 이 역시 정보를 일종의 권력으로 사용할 위험 때문이다. 수사기관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 별도의 독립성이 있는 국가수사본부를 경찰에 두면 된다는 논리도 정보ㆍ수사 기능 통합의 문제점을 역설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독자적인 수사권이 확보되는 경찰 외 지방자치경찰, 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 산하에 신설되는 국가수사본부까지 합치면 국민은 도대체 몇 군데에서 수사를 받아야 하는가. 이렇게 수사기관이 많고 방대한 나라가 있는가라는 비판이 있는 한편 수사기관 간 경쟁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앞당길 수 있으며 인권 신장도 가능하다는 긍정론이 대립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번 수사권 조정안이 경찰 등 수사기관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국민 인권과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부터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선택은 수혜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국민의 몫이다.


임정혁 법무법인 산우 대표변호사ㆍ전 법무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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