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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가 유통업계 무덤에서도 잘 나가는 이유는

최종수정 2019.05.27 06:30 기사입력 2019.05.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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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한 소매업체 '이케아'
불친절한 기업, 국가별 프리미엄 없앤 '역발상'으로 가구업계 1위 등극
까르푸·월마트도 두손 두발 든 한국시장에서의 성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전 세계 52개국. 2018년 11월 기준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가 진출해있는 국가 수다. 매장만 420여곳에 이른다. 스타벅스나 맥도널드 등 외식업체를 제외하고 전 세계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한 소매업체가 이케아다. 스웨덴에서 탄생한 이 회사는 '글로벌 유통기업의 무덤' 한국이나 유통공룡 아마존마저 고군분투했던 인도에서도 살아남았다.


이케아는 1943년 17세 스웨덴 청년이었던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설립했다. 처음에는 문구류나 장신구 등을 판매하다 1947년부터 가구업계에 발을 들였다. 캄프라드는 신혼부부들이 비싼 가격 때문에 높은 이자를 지불하고 할부로 가구를 구매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임대료가 저렴한 도시 외곽에 매장을 냈고, ‘조립식 가구’를 판매하면서 포장과 운송, 창고비용을 절감했다. 신혼부부들을 위한 선택이 이케아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된 셈이다.


해외 진출도 빨랐다. 1963년 노르웨이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고 이후 덴마크와 스위스 등 유럽 등지에 매장을 확장해 나갔다. 이후 1970년대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고 1974년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글로벌 연간 매출액 290억 유로(약 38조6000억원), 기업가치는 47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출처= 이케아 공식 홈페이지]

[출처= 이케아 공식 홈페이지]


역발상으로 쓴 성공신화

이케아는 불친절한 기업이다. 소비자들은 이케아 매장 창고에서 직접 카트로 물건을 운반해야 하고, 심지어 조립까지 알아서 해야 한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이케아 제품을 선호한다. 일명 '이케아 효과(IKEA effect)'다. 조립형 제품을 구매해 직접 조림함으로써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더 높은 만족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불친절 서비스'는 운송과 보관, 인건비 절약으로 이어져 경쟁사보다 저렴한 제품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만족감에 일조한다. 이렇게 저렴해진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준다는 점도 매출 상승에 기여한다. 이케아가 '가구계의 패스트패션'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케아'가 유통업계 무덤에서도 잘 나가는 이유는

까르푸·월마트도 두손 두발 든 한국시장에서의 성공

이케아는 지난 2014년 한국에 처음 진출했다. 사실 당시 가구업계는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한국은 '글로벌 유통업체의 무덤'으로 불렸기 때문. 전 세계 유통업계 1위업체 '월마트(Walmart)'는 한국 진출 8년 만에 사업 실패를 인정하고 한국 사업을 철수해야 했고 2위 업체인 프랑스 '까르푸(Carrefour)'도 10년 만에 한국에 두손두발을 들어야 했다. 당시 주요 외신들이 "세계 유통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케아는 이 무덤에서 살아남았다. 도리어 대박을 쳤다. 한국 1호점인 이케아 광명점은 지난해 전 세계 이케아 매장 420여 개 중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광명점에서만 매출이 4700억원 이상 발생했다. 1년 동안 이케아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만 870만 명이 넘는다.

이케아가 국가별로 차이는 두되 차별을 두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케아는 50개가 넘는 모든 국가에 같은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케아 제품이 개성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이다. 어떤 문화권에서 사용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중립적 디자인이다. 국가별로 디자인을 바꿀 필요가 없어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국가별 선호도와 문화에 따라 사이즈 등은 조절한다는 것이 이케아 측의 설명이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국가별 가격 프리미엄이 없다. 환율을 적용하면 거의 동일한 가격대를 유지한다. 실제로 한국에서 6만9900원에 판매 중인 수납카트는 미국에서 현재 4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면 5만9000원 정도인데, 10% 세금(4.99달러)을 더하면 우리 돈 6만5000원인 셈이다.


이케아는 차세대 사업으로 가구 렌탈을 공략 중이다. '소유'보다는 공유와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 2월 렌탈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무용 책상, 의자 등을 고객에 빌려주고 일정기간이 끝나면 가구를 반납하거나 새로운 가구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케아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점차 렌탈 시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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