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탈세' 칼 뺀 국세청…104명 전국 동시 세무조사
무형자산·BR거래·해외신탁·PE 등 신종탈세유형 중점 검증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사례1= 내국법인 갑(甲)은 국내 매출보다 국외 계열사(미신고 현지법인 포함)의 매출액이 현저히 큰 빙산형(Iceberg) 기업으로, 국내에서 수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해 개발한 특허기술(무형자산)을 사주일가가 소유한 해외현지법인 A가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 국내에 귀속될 소득을 부당하게 국외로 이전했다. 특허기술 무상사용을 통해 해외현지법인으로 이전한 소득은 사주일가에게 과다인건비 지급, 사주일가의 회사 B에 용역대가 과다 지급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사주일가에게 귀속됐다. 이에 국세청은 내국법인 甲에게 이전가격 과세 등을 통해 법인세 등 120억원을 추징하고, 사주일가에게 소득세 등 35억원을 추징했다.
사례2= 외국 모법인 A의 국내 자회사 甲은 수 년 동안 모법인의 제품을 수입해 국내 거래처에 직접 판매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완전한 기능을 수행하는 판매업자(Full-fledged distributor)였으나, 사업구조 개편(BR) 이후 실질적 기능의 변화 없이 판매지원 용역만 제공하는 판매대리인(Commissionaire)으로 위장해 판매지원 용역에 대한 최소 마진만 국내에 귀속시키고 국내거래처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익을 국외로 이전했다. 이에 국세청은 국내 자회사 甲이 실제로 수행한 기능, 부담한 위험에 따라 이전가격을 조정해 법인세 등 40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이 국부유출 역외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역외탈세 조사 브리핑을 열고 "역외탈세 혐의가 큰 거주자·내국법인(83건)과 공격적 조세회피 혐의가 큰 외국계 법인(21건)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이번 조사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및 올해부터 신고대상 범위가 확대되는 6월 해외금융계좌 신고(10억원→5억원)를 앞두고 자진 성실신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형자산(Intangibles), 해외현지법인·신탁 등을 이용한 신종 역외탈세 유형은 물론, 다국적기업의 사업구조 개편(BR), 고정사업장(PE) 회피 등 공격적 조세회피행위(ATP)에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탈세제보·유관기관 정보·현지정보 등 국내외 수집정보를 활용해 최근 조사에서 파악한 신종 역외탈세 수법 및 다국적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 수법과 유사한 탈루혐의가 있는 자를 주로 선정했다"며 "현장정보 수집을 통해 역외탈세의 기획·실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가 있는 전문조력자도 조사대상자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정보 자동교환 대상국가가 2017년 46개국에서 지난해 79개국, 올해 103개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금융정보를 수집해 조사대상자 선정에 적극 활용했다"며 "특히 유관기관 간 협업이 필요한 조사건에 대해서는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 하에 사전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적발된 주요 사례는 ▲무형자산의 창출·사용·이전 거래를 통한 소득의 국외이전 ▲정상적 BR 거래로 위장해 국내세원 잠식 ▲조세회피처 회사를 다단계 구조로 설계해 소득은닉 ▲해외현지법인의 설립 및 거래가격 조작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외국기업의 인위적인 PE 지위 회피행위 등이다.
그동안 국세청은 국부를 유출하고 조세정의와 공평과세를 침해하는 지능적·악의적 역외탈세에 대응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하는 등 국가 간 정보교환을 통해 과세인프라를 확충해 왔다.
특히 반사회적 역외탈세 행위 근절 및 해외 불법재산 환수를 강력히 추진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6월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이 설치돼 검찰·국세청·관세청 등 6개 기관의 협업 하에 역외탈세 근절 및 해외불법재산 환수를 위한 범정부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459건을 조사해 총 2조6568억원을 추징(12명 고발조치)했고, 지난해에는 1조3376억원을 추징해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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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국장은 "앞으로도 정상적 기업 활동에 대한 조사부담은 지속 줄여 나가되, 역외탈세 등 일부 계층의 불공정 탈세행위에 조사역량을 집중해 반칙과 특권 없이 다함께 잘사는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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