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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청원까지…임시휴업이 맘 편한 씁쓸한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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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94개 초·중·고 재량휴업
'교육의 날' '교사의 날' '2월 종업식 이후로'
김영란법 시행 이후 학생대표 꽃 외엔 다 안돼

15일 경기도 안양시 범계중학교에서 열린 2019 우리 함께해요 스승의 날 행사에서 대표 학생이 선생님에게 꽃을 전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5일 경기도 안양시 범계중학교에서 열린 2019 우리 함께해요 스승의 날 행사에서 대표 학생이 선생님에게 꽃을 전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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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스승의 날 명칭을 바꿔주세요." "아예 없애는 건 어떨까요."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후 3번째 맞는 스승의 날, 축제의 장은 고사하고 고민만 가득한 '애물단지' 기념일이 돼 버렸다. 교육현장에선 스승의 날을 법정기념일에서 빼달라거나, 폐지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제38회 스승의 날인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694개 초ㆍ중ㆍ고등학교가 재량휴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학교(1만1891개) 중 약 5.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마다 스승의 날 선물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2016년부터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카네이션 꽃 선물조차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것만 허용하는 등 기준이 까다로워지자 차라리 학교를 하루 쉬는 쪽을 택한 셈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교사 스스로 교직 만족도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말 뿐인 기념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스승의 날 임시휴업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는 편이 제일 속편하다"고 토로했다.

정상 등교하는 학교 가운데도 행사를 아예 생략하거나, 단축수업 후 교사들만의 자리로 대신하는 등 과거 떠들썩했던 스승의 날 분위기는 찾기 어려워졌다.


심지어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꿔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종이 카네이션은 되지만 생화는 안 되고, 이마저도 학생 대표가 주는 것만 된다는 지침도 어색하기만 하다"며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꿔 구성원 모두가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도 14일 교육부 장관에게 스승의 날을 법정기념일에서 제외하고 민간기념일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 조합 측은 "스승의 날은 최근 교사들이 폐지 서명운동을 벌일 정도로 교사들에게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운 날이 됐다"며 "교사들에게는 학부모나 제자가 부담을 져야 하는 스승의 날보다 교사의 전문성과 지위를 향상하기 위한 취지의 '교사의 날'이 더 필요하고 반가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지난해 이맘 때 같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전교조는 "많은 교사들이 불편해하는 만큼 스승의 날을 폐지해 반복되는 사회적 소음을 말끔히 해소하는 것이 좋다"며 "다른 일자를 택해 교육의 날 또는 '교사의 날'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을 5월이 아닌 2월 종업식 직후로 옮겨 청탁이나 오해의 소지를 없애자는 주장도 한다. 교사에게 1년의 봉사에 대한 감사 마음을 전하면서 학년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제38회 스승의날 행사를 열고 교육 발전에 헌신해 온 우수교원 2967명에게 정부 포상과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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