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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불완전경쟁시장 부동산, 조정 실거래가제 도입을

최종수정 2019.05.14 12:00 기사입력 2019.05.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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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불완전경쟁시장 부동산, 조정 실거래가제 도입을

'보이지 않는 손',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형성,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이루는 시장 기능. 완전경쟁시장에서의 불문율이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수요에 따라 공급이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다르다. 부동산의 공급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점경쟁시장(불완전경쟁시장)의 형태를 띤다.


부동산시장은 불완전한 시장이므로 일반재화와 다른 독특한 특성이 있다. 부동산시장의 참여자들은 불완전하고 비대칭한 정보를 가지게 되며, 일부에서는 재산권 손실 문제도 발생한다. 때로 왜곡된 가격은 국가 경제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불완전한 부동산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탄생한 제도가 감정평가사 자격증 제도다.


감정평가사는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하고 개별성 등 특수성이 강한 부동산의 여러 요인을 고려해 적정하고 공정하게 가격을 평가하고 있다. 감정평가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공시 가격에 대한 국민 관심이 집중되면서 '내 땅과 집이 어떻게 평가되며, 평가된 가격이 합당한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표준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을 조사ㆍ산정하는 한국감정원은 예산 절감과 효율성 증대의 측면에서 가격 공시 업무에 빅데이터ㆍICTㆍ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대량산정모형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대량산정모형을 통해 부동산 가격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부동산시장의 특성을 불완전경쟁시장이 아닌 완전경쟁시장으로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 잘못된 발상이다. 부동산의 개별성과 정보의 비대칭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도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대량산정모형이라는 용어는 없고, 대량감정평가모형이 존재할 뿐이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구축된 실거래가 정보는 불완전경쟁시장에서 만들어진 정보다. '다운 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거래와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해 결정된 가격과 비정상적인 가격이 모두 포함된 정제되지 않은 정보도 다수 있다. 또한 부동산은 개별성이 강해 유사한 부동산 간에도 실거래가의 편차가 클 수 있고 시장가치를 반영한 가격이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실거래가격을 어떠한 검증 없이 시장가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감정평가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신고된 실거래가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조정 실거래가 제도'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불완전경쟁시장에서 수집한 정보가 적용된 대량산정모형은 감정평가사의 전문성과 전문가적 판단에 도움을 주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됨이 마땅하다. 아무리 실거래가 정보 등 공개된 자료가 많고,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시 가격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이럴 때일수록 감정평가사 제도의 도입 취지와 국가 전문자격사인 감정평가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불완전경쟁시장에서 의사결정자들에게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부동산시장의 특성을 이해해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하는 것이다.


감정평가사는 더 적정한 시장가치 평가를 위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맞춰 부동산 정보 운영 체제를 구축하고 평가 기법을 고도화해야 한다. 또한 공정한 가치 평가를 통해 국민이 국가 행정을 신뢰하고 불완전한 부동산시장의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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