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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 기내에서 부풀렸다 대량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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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1월23일 아프리카의 한 휴양지 해변에 비상착수한 에티오피아항공 961편. 이 사고로 125명의 탑승객이 사망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1996년 11월23일 아프리카의 한 휴양지 해변에 비상착수한 에티오피아항공 961편. 이 사고로 125명의 탑승객이 사망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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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비행기를 타면 승무원들이 비상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펼치는 시범을 보여주거나 비디오 화면으로 시연한 화면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가 "구명조끼를 부풀리는 시점은 비행기를 탈출하기 직전"이라는 안내입니다.


이런 승무원들의 안내를 지키지 않고 당황해서 구명조끼를 먼저 부풀렸다가 100명 이상의 대형 인명사고가 난 항공기 사고가 있습니다.

1996년 11월23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케냐 나이로비로 운항 중이던 에티오피아항공 961편은 납치범 3명에게 하이재킹 당합니다. 납치범들은 망명을 위해 항공기 기수를 제3국인 호주로 돌리라고 요구했지만 조종사는 연료 부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합니다.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협박에 조종사는 호주로 향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비행하면서 적당한 때에 인근 공항에 착륙하려는 계획을 추진합니다. 그러다 연료가 바닥나면서 조종사는 아프리카 대륙 동부 마다가스카르 서부의 섬 코모로 공항에 비상착륙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호주행을 요구하는 납치범들과 격투가 벌어져 가까운 해변에 비상착수하게 됩니다. 항공기는 비행 속도의 충격으로 날개와 동체 일부가 크게 파손돼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해변에 비상착수한 비행기 속에서 탑승객들을 구출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해변에 비상착수한 비행기 속에서 탑승객들을 구출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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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착수한 곳이 휴양지 해변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고, 동시에 사고 항공기의 승객 구조에 뛰어듭니다. 그래서 비상착수로 인한 충격으로 목숨을 잃은 몇몇 사람들 외에는 대부분의 승객을 구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25명에 달합니다. 승무원과 승객 등 전체 탑승자가 175명 중 3분의 2 이상이 사망한 것입니다. 대부분 구조될 수 있었던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어처구니 없게도 탈출 장비인 구명조끼 때문이었습니다.


항공기가 바다 위에 비상착수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승객이 생존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다 위에 항공기가 비상착수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승객들이 패닉상태에 빠져 급하게 구명조끼를 착용했고, 승무원의 안내와 제지에도 불구하고 탈출하기 전에 기내에서 모두 구명조끼를 부풀린 것입니다.

비상상황에서 구명조끼는 반드시 비행기 밖에서 펼쳐야 합니다. 제발 승무원 말 좀 들으세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비상상황에서 구명조끼는 반드시 비행기 밖에서 펼쳐야 합니다. 제발 승무원 말 좀 들으세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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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승객들은 좁은 기내에서 움직임이 둔해진데다 바닷물까지 밀려들면서 뜻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바람에 항공기 밖으로 탈출할 수가 없었습니다. 해안에 있었던 스쿠버다이버 등 수많은 사람들이 구조를 위해 몰려 들었지만 정작 승객들은 항공기에 갇혀 빠져 나오지를 못했던 것이지요.


최근 들어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출발한 항공기의 비상출입문을 열어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키거나, 비상상황에서 자신의 짐을 챙기느라 뒷줄 승객들의 목숨을 빼앗기도 했지요. 이런 사람들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휴가철 항공기가 가장 바쁜 시기가 다가옵니다. 비상상황에서는 반드시 승무원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그것이 모두가 사는 길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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