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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정부의 주세법 개정 돌연 연기…투자 단행한 맥주 숨통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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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의 주세법 개정 연기 '공회전 거듭'…6개월간 세 차례
중소규모 제조업 숨통 끊는 정부 "경제활력 제고 의지 있나 의심"

대형마트의 수입맥주 행사 모습. 기사와는 상관없음.

대형마트의 수입맥주 행사 모습.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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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50년 묵은 주세법 개정이 또 다시 미뤄지면서 수제맥주 업계가 생존을 위협을 느끼고 있다. 허탈함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것. 주세법 개정과 관련한 정부의 지속적인 약속 파기에 결국 공회전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비난과 함께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의지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8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잇따른 주세법 개정 약속 파기에 매우 큰 유감을 표하며 벼랑 끝에 몰린 40여개 협회사 전체를 대표해 맥주 종량세 전환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계획했던 종가세 방식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세 개편안' 발표를 연기했다. 업계 간 입장차가 복잡해 모든 주종에 동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세법 개편 논의는 지난해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종량세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같은 해 7월 말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전 주종의 조세 형평성 등을 고려해 내년으로 연기하겠다며 전면 백지화했다.


기재부는 이후 세 차례 태도를 바꿨다. 지난해 11월 기재부는 "내년 3월 개편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다시 연구 용역 의뢰 중이며 4월 말에서 5월 초 발표를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예고했던 발표 시점이 임박하자 이번엔 기한을 두지 않고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 개편을 보류한 것이 아니라는 게 정부의 공식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주세법 개편 자체가 전면 무효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주세법 개편에 맞춰 투자를 진행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기대했던 수제맥주 업계는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협회는 "내년 맥주 종량세 전환이라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투자를 한 업체들은 이후 타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며, 더 버티지 못하고 국내 생산을 접은 업체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맥주 종량세로 품질 경쟁이 가능해질 내년을 대비해 연구개발 및 설비 증축에 추가 투자를 진행 중이며 제조업의 가장 큰 장점인 고용 창출 규모 역시 내년엔 더욱 키울 예정이었으나, 개편안 제출이 예상된 이번 주 돌연 연기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역시 최근 이천에 연간 500만 리터 규모의 양조장을 준공해 맥주 종량세를 대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반면 더부스 브루잉 컴퍼니는 생산 시설을 모두 미국으로 이전했다.


협회는 "맥주는 전체 주류 세수의 약 50%를 차지할 만큼 소비량이 높은 주종이며 시장 규모 역시 4조원에 달하는데, 수입 제품과의 역차별로 인해 산업이 그대로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며 "특히 자본력이 없는 수제맥주 업체들은 주세법의 구멍을 이용한 수입맥주의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인해 상당수가 폐업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이 4%대에서 20%대로 급증했으며, 2019년에는 30%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협회는 지난 1년 간 올해 맥주 종량세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약 65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손실과 7500개의 일자리 손실이 생길 것임을 수 차례 강조해 온 바 있다.


임성빈 협회장은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전력하겠다는 2019년 기재부의 기조와 정부의 의지에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마지막 개편 약속 일정이 다시 한 번 무기한 연기되며 수많은 업체의 존폐가 거론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정부는 더 이상 이 사안을 표류시키지 말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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