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략개발원 5년치 실적 분석
영향력은 미국, 출원 증가율은 중국
매출 톱 삼성·하이닉스 10위권 밖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매출 1위 국가인 한국이 미래 경쟁력 가늠좌인 특허 출원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패권을 놓고 다툼하고 있는 미국과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과의 사이에서 '넛 크래커(Nut?cracker)'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3일 한국특허전략개발원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5년(2013~2017년) 동안 69개 반도체 기술 분야 중 21개 분야에서 특허 출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만 8개 분야, 영국ㆍ스위스 7개 분야, 스웨덴은 6개분야 등의 순이었다.
반면, 한국은 단 1개(타겟 소재) 분야에서 최고 타이틀을 얻는 데 그쳤다. 특허개발원은 반도체 산업을 팹공정, 설계, 소재, 장비 4개 대분야로 나누고 각각 핵심 기술을 69개로 분류했다. 반도체 연구개발(R&D)에 가장 활발한 한국, 미국, 일본, 유럽 특허청에 출원된 특허를 대상으로 한정했다.
한국은 특허 영향력에서도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특허개발원은 특허의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해 최근 5년 간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의 피인용율을 조사했는데, 미국은 반도체 핵심 기술 중 24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피인용율을 기록했다. 일본 10개, 영국 7개, 대만 6개, 네덜란드 5개 등의 국가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D램 특화공정, 전공정 열제어장치 등 2개 분야에서만 기술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인용율이 높다는 것은 기술의 질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 별로 봐도 최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특허 출원 성적이 크게 부진했다. 최근 5년간의 영향력 순위에서 2018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삼성전자(758억 달러), 3위?SK하이닉스(364억 달러) 모두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국내 반도체 전ㆍ후공정 업체나 관련 학계는 순위권에서 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에 의존하는 외줄타기식 정부 지원 정책이 중국에 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 관련 논문 편수만 봐도 한국은 정체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기업 뿐만 아니라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학계, 대기업 협력업체로 정부 정책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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