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흠집 난 한미동맹 강화해야…北도발 가능성"

"한미 톱니바퀴 튼튼해야 남북 톱니바퀴 제대로 수선"

"현 상태에서 본격적인 남북경협 불가능"

"한미동맹 아직 문제 없지만 서로 관리·존중해야"

"北, 현 상황 타파 위해 도발할 가능성…대비해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세먼지 대책과 북핵 문제, 정부의 외교정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흠집이 나 있는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북핵 문제는 남북, 한미, 북미 세 가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간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한미 톱니바퀴를 튼튼히 해야 남북 톱니바퀴를 제대로 수선할 수 있다"며 "현 상태에서 본격적인 남북경협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 톱니바퀴 중 한미 톱니바퀴만큼은 양국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단단히 조여지는 것"이라며 "흠집이 나 있는 한미동맹을 수선하고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한미동맹의 흠집'과 관련해서는 "아직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구 관계에서도 우애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듯이 동맹 관계에서도 서로 관리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북한의 과거, 현재, 미래 핵 능력의 전면 폐기로 이해한다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가 없다"며 "북한이 여기에 합의한 것은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위기를 모면하고 이 모호한 표현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완전 결렬은 실망스러운 결과임에 틀림없지만,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김정은 위원장의 이해와 의도가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꼭 실망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연락사무소 철수 논란에서 보는 것처럼 북한은 당장은 강경한 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모종의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