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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野人' 나경원 화려한 복귀…안철수·손학규 고개 숙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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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30 재보선, 희비 엇갈린 여야 정치인…나경원 33개월 만에 정치재기, 안철수 대표 사퇴 손학규 정계 은퇴 선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의총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반대' 피켓팅을 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선거제·검찰개혁 법안의 동시 패스트트랙 추진을 위한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의총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반대' 피켓팅을 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선거제·검찰개혁 법안의 동시 패스트트랙 추진을 위한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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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앞으로 이 정부의 역사공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연일 ‘뉴스메이커’로 등장하고 있다. 친일이라는 민감한 문제에도 거침없이 소신을 밝힌다.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싶은 것일까. 원래 나 원내대표의 정치 지향점은 ‘합리적인 보수’에 가까웠다. 2019년 정치인 나경원의 행보는 과거와는 다르다. 극우 정치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말과 행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치인 나경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명할 때 잊을 수 없는 시간은 2014년 7월이다. 2011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뒤 한동안 원내에 입성하지 못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택했지만, 내용적으로는 공천 탈락과 다를 바 없었다.


2014년 7월30일은 정치인 나경원이 화려한 부활을 알린 날이다. 33개월 만에 다시 원내 입성을 알린 날이기 때문이다. 7·30 재·보선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선거였다. 당시 선거는 ‘미니 총선’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수도권과 충청, 영남, 호남 등 전국 15곳에서 새로운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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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흐름은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이었다. 새누리당이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였다. 수도권 선거가 6곳에 달했다. 호남 선거도 4곳이었다. 영남은 부산과 울산 각각 1곳씩 2곳에 불과했다.


새누리당이 패배의 아픔을 경험할 것이란 관측은 빗나갔다. 새누리당은 15곳 중 1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수도권에서 경기도 수원시정 지역구 한 곳만 승리하는 등 기대 이하의 결과를 경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아픔이 더욱 크게 느껴진 이유는 유일한 서울 지역구 승부였던 동작구 선거 결과 때문이다. 전국 15곳의 지역구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이곳에서 들러리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공천 파동’의 어두운 그림자가 휘감으면서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일찌감치 나경원 후보를 출격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각각 기동민 후보와 노회찬 후보를 공천한 뒤 3자 대결 구도가 이어졌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 특성상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후보가 각각 출마한다면 조직력이 탄탄한 새누리당 쪽의 강세가 예상됐다. 선거운동 막판까지 지루한 단일화 협상을 이어갔다. 선거를 일주일 가량 앞둔 7월24일 기동민 후보가 자진사퇴하면서 자연스럽게 나경원-노회찬 후보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노회찬 후보는 사실상 단일후보로 나섰지만 정치 재기를 꿈꾸는 나경원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후보도 내놓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노회찬 후보를 측면 지원했지만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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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은 46.8%로 나타나면서 노회찬 후보가 선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결과는 이와 달랐다. 나경원 후보는 49.9%, 노회찬 후보는 48.69%를 득표해 나 후보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 박빙의 승부였지만 승부는 승부였다. 정치인 나경원은 그날의 승리로 정치인생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치인 나경원은 당시 당선 소감을 통해 "이번 선거가 주는 메시지는 여야가 싸우지 않는 정치, 서로 이기려는 정치를 지양하고 덧셈의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에 들어간다면 국회가 좀더 국민 속으로,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정치인 나경원은 오랜 만에 국회의원으로 돌아온 이후 자신의 다짐을 지키고 있을까.


정치는 우연이 없다. 과거와 현재는 어떤 형태로든 연결된다는 얘기다. 5년 전 그날의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자충수가 원인이었다. 공천 파동 이후 민심의 심판을 받은 선거였다. 7·30 재보선은 안철수·김한길 대표 체제로 치렀다. 그들은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다. 나경원 국회의원 당선자가 기쁨의 당선 인사를 하던 바로 그날 3명의 정치지도자급 정치인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당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7월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사퇴의사를 알렸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죄송하다”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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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은 또 한 명의 정치인에게도 아픔의 날이다. 정치인 손학규, 그는 2014년 7월31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수원시병 지역구에 나섰지만 45.04%에 그치면서 52.81%를 득표한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정치인으로서 위상이나 지명도를 고려할 때 선거 패배는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당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정치에서는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이다.…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


그로부터 2년 여가 흐른 2016년 10월20일, 손학규 고문은 정계 복귀를 선언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저의 모든 걸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손 고문은 이날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2019년 3월 현재 바른미래당 대표를 맡고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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