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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의 사건수첩]④신림동 데이트 살인...왜 그렇게 잔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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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만난다고 의심, 흉기 수십차례 휘둘러 살해
전문가, 가해 남성 여성에 대한 적개심, 울분 있을 수 있어

[한승곤의 사건수첩]④신림동 데이트 살인...왜 그렇게 잔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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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해 여자친구를 살해한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잔혹한 범행 수법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유족은 시신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정도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범죄심리전문가들은 가해 남성이 성장 과정서 여성에 대한 적개심이 생겨, 범행 과정서 잔혹함이 드러났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전 3시40분께 관악구의 한 빌라에서 A(27)씨가 자신의 여자친구 B(27)씨를 무차별 폭행하고 흉기를 수십차례 휘둘러 살해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사망한 B씨와 약 6개월간 교제한 사이로, 사건 당일 B씨가 3~4시간 동안 전화를 받지 않자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의심을 품고 B씨가 거주하는 빌라로 찾아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의문스러운 점은 A 씨의 잔혹한 범행 수법이다.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만난다는 의심만으로 이렇게 잔혹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냐는 것이다. 두 사람의 교제 기간 역시 6개월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버릇이 (범행 수법에) 영향을 주는 것은 틀림없이 맞다”며 “데이트 폭력 끝에 여성을 살해하는 것은 편집증적인 집착이 있고 일종의 감정이 실린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보통 이런 사람들의 경우) 여성을 대등한 존재로 보지 않고 분노의 대상으로 본다”며 “가해 남성이 어머니와 관계가 안 좋을 수 있다. 학대를 받았던 경험이 있거나 가족이 해체되는 경험을 해, 여성에게 적대감이 생겼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성폭행이나 여성을 상대로 하는 범죄의 경우 범행 수법이 더 포악하다”고 강조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가해 남성이 성장 과정에서 어머니 또는 여성에게 적대감이 생겼을 수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비뚤어진 적대감, 울분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잔혹한 범행 수법에 대해서는 “평소에 가상의 적을 만들어 놓고 그 사람에 대해서 범행을 하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며 “편집성 성격장애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본인이 타인을 지적할 때 상대방이 수용해야만 그 상황이 끝나버린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이 가해 남성에게 답 할 수 있는 것은 2가지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거짓으로) 다른 남자하고 있다가 다른데로 보냈다’ 라고 말하거나 ‘무슨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냐’ 고 할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로 답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해 남성은 원하는 대답으로 생각하지 않아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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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피해 여성의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 C 씨는 지난 19일 청원을 통해 “국민 여러분 제발 도와달라”며 “사람을 죽이고도 반성하지 않는 극악무도한 살인마의 강력한 처벌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2019년 1월6일 새벽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하는 저희 누나가 28살 꽃다운 나이에 억울하게 가족의 곁을 떠났다”며 “가해자는 누나를 지속해서 괴롭혀온 전 남자친구로, 데이트 폭력이 지속하다가 결국 가해자가 평소 소지하고 있던 흉기에 무참히 살해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는 이유로 새벽에 찾아가 온몸을 칼로 찌르는 끔찍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귄 지 이제 겨우 6개월 남짓한 지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접근했으나 평소 자신의 차량에 칼을 가지고 다니며 다른 차량의 운전자가 불만을 표하면 칼을 들어 보이는 등 누나에게도 폭언과 폭행이 심했다”고 했다.


가해자가 자신의 누나를 협박한 것에 대해서는 ”누나가 몇 번이고 헤어지려 했으나 ‘너뿐만 아니라, 너의 친구들까지도 모조리 찾아 죽이겠다’는 말에 도망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동생은 “얼마나 끔찍하게 살해를 저질렀는지 시신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며 “심지어 살인마는 범행현장에서 잡혔으나 ‘내가 죽였으니 나 잡아가라’며 태연하게 행동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청원인은 “살해 후 엽기적인 살인마는 지인에게 자기 자신의 당시 행동을 문자를 하며 과시하려 할 만큼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며 “이미 폭행으로 전과가 있는 사람으로, 만약 살인마가 사회에 나올 경우 누나의 지인분들과 저희 유가족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살인마는 분명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 것”이라며 “데이트폭력에 의한 살인에 대해 우리 사회가 심각성을 인식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여러분 한 사람의 힘이 필요하다. 저희 누나의 억울함을 헤아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이 청원은 오늘(27일) 오전 11시 기준 31,383명 동의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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