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상 어려움 이유로 통상임금서 상여금 제외 안돼"

시영운수 기사 22명 소송 승소 취지 원심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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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영업이익이 꾸준히 흑자인 기업이 '경영상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통상임금에서 정기상여금을 제외해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어떤 경우 경영상 어려움이 인정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4일 인천 시영운수 소속 버스기사 박모 씨 등 2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사건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씨 등은 2013년3월 단체협약에서 정한 정기상여금 등을 포함해 연장근로수당을 다시 계산한 뒤 차액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같은 해 '고정적·일률적·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제시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이를 청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배되는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은 통상임금 지급으로 기업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에는 신의칙을 적용해 소급분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인 바 있다.


이 사건 1·2심도 회사가 추가 임금을 지급하면 예측하지 못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면서 사측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시영운수가 버스준공영제의 적용을 받고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면서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또 시영운수의 2013년 기준 이익잉여금이 3억원을 초과했고 2009년 이후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의 추가 법정수당 중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을 공제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는 추가 법정수당은 약 4억 원 상당"이라며 "이는 시영운수 연간 매출액의 2~4%, 2013년 총 인건비의 5~10%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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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시영운수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신의칙 훼손 여부를 판단했지만 이번 선고에서도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기준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유사 소송 결과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아시아나항공·현대중공업·금호타이어·동원금속 등 기업들도 통상임금과 신의칙 원칙 적용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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