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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천년숙적’ 중국이 오늘은 동지?”

최종수정 2019.02.11 09:29 기사입력 2019.02.0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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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국을 나쁘게 이야기하지 말라” 지시…주민들 “중국이 ‘천년숙적'이라더니” 비웃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의 환영 만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의 환영 만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계속되는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가 좀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보도했다.


RFA는 일본 언론 매체 '아시아프레스'의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우방인 중국이 도와주지 않아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산 식료품을 먹은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자 중국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올해 초 평안남도 평성에서 개당 2위안(약 330원)인 중국산 소시지를 먹은 아이가 사망하자 "지난 1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직전 북한 당국이 이 소시지의 수입ㆍ판매ㆍ식용을 금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갑자기 북한 당국이 태도를 바꿨다. 1월 중순 인민반 회의에서 "중국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지 말고 중국산은 불량식품이라는 유언비어를 유포시키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당국의 태도 돌변에 북한 주민들은 "북한이 가난하니까 어쩔 수 없이 중국과 가까이 할수 밖에 없다"며 공공연하게 '혐중'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大阪)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대표는 북한 당국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적으로 북한과 중국이 같은 진영임을 재확인시키고 대내적으로는 술렁이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니 '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 숙적'이라며 중국을 비난했던 당국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 숙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2017년 12월 중앙의 지시로 열린 함경북도 청진의 여성연맹회의에서다.


대다수 주민이 중국산 생필품으로 살아가고 장마당(시장)에서 중국 돈을 사용하는 판에 주민들 불만이 중앙으로 쏠리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였다.


북한 당국은 전에도 주민들에게 반중 정서를 주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매우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같은 해 12월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에서 주민들에게 북한이 '전쟁을 원치 않지만 결코 피하진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강연을 진행했다"면서 "강연 내용 중에는 '주변국'을 절대 믿어선 안 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여기서 말하는 주변국이 중국임을 북한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좋지 않지만 오랫동안 혈맹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에 대해 절대 믿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은 핵ㆍ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중국의 대북제재'로 바꿔 강조하기도 했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2017년 11월 하순인가 12월 초순부터 유엔의 대조선 제재라는 표현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중국의 대조선 제재로 바뀌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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