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초동여담]'니가 가라 아세안'

최종수정 2019.01.29 11:10 기사입력 2019.01.29 11:10

댓글쓰기

포털 다음에 연재 중인 웹툰 '취준생물'은 취업을 준비하는 한 남성의 성장기를 다룬다. 힘든 취업난 속에 스펙이 좋지 않은 이 남성은 학벌과 인맥을 이기고 취직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사소한 다툼이 잦아지자 여자친구도 떠난다. 면접관 앞에만 서면 작아지고 자존감은 뚝뚝 떨어져만 간다. 집 나간 멘털은 돌아올 생각이 없다. 대한민국 취준생의 공감을 자아낸 이 웹툰은 평점 10점 만점에 9.8점으로 최고 인기다.


여기 한 60대 가장이 있다. 젊은 시절 동료보다 앞서기를 반복하다 보니 말단 사원에서 시작해 금세 사장까지 달았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자 어쩔 수 없이 은퇴해 하루 놀고 하루 쉬는 신세가 됐다. 그의 나이 불과 50대 후반 때 일이다. 어느덧 60대 중반인 그는 여전히 구직 활동 중이다. 일을 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다. 누구 말마따나 일어나면 동네 뒷산을 돌고 가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험한 댓글을 단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나와서다.


취업 전선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20대부터 은퇴 같지 않은 은퇴로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50~60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더 치열한 삶의 현장에 놓여 있다. 정확히는 방치돼있다. 민생의 팍팍한 현실이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뒤로 하고 해외로 나가는 게 누구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초동여담]'니가 가라 아세안'


그런 측면에서 청와대 핵심 참모의 마리 앙투아네트 식의 부적절한 언행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취업과 재취업의 어려움을 한 번이라도 공감했다면 '문과 나와 취직 못 하는 학생을 왕창 뽑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거나 '조기 퇴직한 50~60대도 박항서 감독처럼 아세안으로 가서 대박을 터뜨려라'는 발언은 입에 담기 어려웠을 거다.


비하 의도가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다. 듣는 이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화자의 잘못이다. 두 줄짜리 사과문으로 넘기기에는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 타인에 대한 고통 공감력이 떨어지는 청와대 참모가 만드는 우리 경제가 과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김혜원 산업부 기자 kimhye@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