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고]수사는 권력이 아닌 책임입니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류근창 폴네티앙 회장

류근창 폴네티앙 회장

원본보기 아이콘

‘수사(搜査)’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범죄의 혐의 유무를 명백히 하여 공소의 제기 또는 유지 여부 결정을 위해 범인을 발견ㆍ확보하고,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이라고 설명합니다. 국가의 형태나 역사와 관계없이 수사는 ‘사람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기초적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원동력이며, 또한 자칫 수사는 ‘인권침해’를 하고 권력화되어 남용될 수 있어 대부분 국가에서는 제도적 견제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수사에 언제부터인가 권(權)이라는 단어를 붙여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논의 중입니다. 소위 ‘수사권 조정’은 대통령 선거마다 단골 공약이 된지 오래입니다. 많은 시민들께서는 궁금해 합니다. ‘수사는 이미 경찰이 하고 있는데, 왜 또 권한을 요구하는가요?’ 저는 ‘대한민국 수사의 97%를 경찰이 하고 있으나, 우리 형사법은 검사만이 수사를 하고 그 책임을 지게 합니다. 현실과 법이 다릅니다.’ 라고 답변을 드립니다. 경찰은 몇 년 전 간신히 ‘수사개시권’을 갖게 되어 수사현실을 일부 법제화하기도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권을 검사가 독점하도록 했습니다. 독점한 권한은 권력화되어 수사 및 기소여부도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면서 식민통치에 활용하였는데, 해방 이후 지금까지도 그 체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의원도 검찰이 수사를 하는데, 자신들의 범죄도 스스로 수사하고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현상을 자주 보셨습니다. 심지어 경찰이 검찰비리를 수사하는 조짐만 보여도 ‘수사 지휘’라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수사를 중단시킵니다.


경찰이 요구하는 것은 수사권이 아니라 ‘수사 책임’입니다. 수사의 개시부터 종결까지 경찰 스스로 책임지며 수사하고, 민주적 통제장치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권한이 아닌 ‘책임 분배’를 통해 서로 경쟁하고 협조하면 그 혜택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지금 국회에서는 공정한 형사사법제도를 만들기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열성적으로 활동 중입니다. 불평등ㆍ불공정한 수사구조를 조속히 개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원님들을 응원합니다.


류근창 폴네티앙 회장·경남지방경찰청 경위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휴식...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 송파구, 포켓몬과 함께 지역경제 살린다 [포토]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분 반영 '약값 상승'

    #국내이슈

  •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100m트랙이 런웨이도 아닌데…화장·옷 때문에 난리난 중국 국대女

    #해외이슈

  •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1000개 메시지 모아…뉴욕 맨해튼에 거대 한글벽 세운다 [포토] '다시 일상으로'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