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르부르의 우산' 작곡한 미셸 르그랑 별세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뮤지컬 영화 '셰르부르의 우산(1964년)'의 음악을 작곡한 미셸 르그랑이 26일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르 몽드가 전했다.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해온 작곡가다. 재즈, 발레음악, 샹송 등을 만들다가 1950년대에 영화음악계에 입문했다. 뉴웨이브 감독들과 함께 활동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특유의 호기심으로 영화는 물론 재즈, 버라이어티쇼, 경음악의 영역을 넘나들며 평생을 음악에 헌신했다.

대표작으로는 자크 드미 감독이 연출한 셰르부르의 우산이 손꼽힌다. 특히 '아 윌 웨이트 포유(I will wait for you)'의 슬픈 선율은 마지막 장 '재회(Troisieme Portie Le Retour)'에서 흩날리는 눈발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옛 연인의 어색한 대화에서 나타나는 가시지 않은 상처와 아쉬움이다.

영화 '셰르부르의 우산' 스틸 컷

르그랑은 1969년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를 시작으로 '서머 오브 42(1972년)', '옌틀(1984년)' 등으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세 차례 수상했다. 그래미상도 다섯 차례 받았다. 가수와 피아니스트로도 유명세를 떨쳤다. 오는 4월에도 파리에서 콘서트를 할 예정이었다. 르 몽드는 "2009년 별세한 모리스 자르 뒤 세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프랑스 영화음악가였다"며 고인을 기렸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