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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미투①] 제살 도려내고, 민간조사위 꾸리고…고삐 죄는 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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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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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부가 지도자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 선수들의 폭로, 이른바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해 체육계 외부의 힘을 빌리고 있다. 감사원 감사 청구는 물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체육계 문제를 자체적으로 수습하던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부조리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고삐를 조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성폭행 피해 사실에 대한 엘리트 선수들의 폭로를 계기로 주무부처는 물론 체육계를 대표하는 대한체육회의 조직 운영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감사 요청에는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피해 장소로 언급한 국가대표 선수촌 등의 관리 실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가 국정농단 사태나 문화예술인의 지원을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논란 혹은 부처와 산하기관의 예산 집행 문제 등으로 감사원 감사를 추진한 전례가 있으나 체육계, 특히 엘리트 체육 시스템을 토대로 한 감사를 청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동안 대한체육회 산하 회원단체의 비위가 불거지면 문체부가 특정감사를 통해 조치를 내리는 방식이 보편적이었다. 이번에는 주무부처로서 엘리트 체육 관리에 허점이 없는지 파악하기 위해 '셀프 감사'를 자청한 것이다.

감사원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청구한 감사에 대해 '공익감사청구 처리규정'에 따라 담당부서에서 관계기관에 대한 출장 조사 등을 진행한 뒤 실시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는 지난 8일 조재범 코치로부터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고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는 지난 8일 조재범 코치로부터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고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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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문체부 제 2차관은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정부와 체육계가 성폭력 사태 예방을 위해 마련한 대책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와 관련한 규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문체부와 체육계가 운영한 예방책이 허울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쇄신을 선언한 것이다. 전 유도선수 신유용도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교 재학 시절 유도부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며 실명으로 폭로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드러난 일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히 조사·수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성)폭력 등 체육단체 비위를 전수조사하기 위해 체육계가 아닌 외부 전문가가 중심이 된 조사위원회도 구성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법률, 인권, 경찰, 국민감사관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10명 안팎으로 특별 조사위를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 조사에서는 (성)폭력, 조직 사유화, 횡령 및 배임, 승부조작·편파판정 등 체육단체 운영에서 발생하는 '스포츠 4대악'을 집중 점검한다.

문체부는 이와 같은 조치가 "체육계가 아닌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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