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 증시가 환호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EA)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긴축(매파)에서 완화(비둘기파)로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이에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 거래일보다 4.41% 오른 6434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43% 오른 2531.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6% 오른 6738.86,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7% 오른 1143.96으로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파월이 이끄는 Fed도 시장이 위험할 때 부채질하는 존재가 아닌 소방수 역할을 해주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작년 10월 초부터 불거진 파월 발언 논란은 실수였던 듯하다. 금요일 달러화는 약세였다. Fed가 소방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주식 시장을 보는 눈은 단순해졌다. 모든 건 이제 경제 지표에 달렸다. 지표가 언제쯤 좋아질지는 결국 미중 간 무역 분쟁이 해소될 수 있는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 내 예산안과 채무 한도 협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는지, 중국은 언제쯤 부양책을 쓸 수 있는 지에 달렸다. 이 모든 이벤트는 2~3월에 확인 가능하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지난 4일 파월 연준 의장은 이전과 다르게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격의 메시지를 시장에 보냈다. 이는 미국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따라서 이번 주 연이어 예정된 정책위원 발언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중 협상과 함께 연준의 완화적 신호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주 연준 정책위원 발언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지표가 보내는 신호를 연준 위원이 받아들이며 기조 변화를 보일 것인지, 그래서 시장불안심리가 완화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지난 4일 파월 연설은 비둘기였다는 평가다. 지금처럼 인플레가 억제된 상황에서 시장상황을 보며 긴축을 하겠다고 했다. 2016년과 같이 하겠다고 했는데, 당시 중국 자본유출 우려 등 신흥국위기에도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2016년 4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었지만, 실제로는 12월에 1번 인상했던 사례다. 사실 이런 파월의 발언은 이미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했던 것과 동일하다.
당시 KB증권도 이에 대한 인뎁스 자료를 쓴 바 있다. 2019년엔 통화정책이 완화적일 것이고, 증시에 힘이 될 것이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9월 말 FOMC에서 파월은 자신의 말을 스스로 뒤집고 긴축 속도를 높였다. 파월은 스스로 신뢰를 저버림으로 금융시장에 트럼프 버금가는 불확실성이 되며 주가는 급락했다. 전세계 시가총액 수천조원을 신뢰상실로 날려버린 파월이 이번엔 어떤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지난 4 일 미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그 배경으로 여러 가지가 제기됐다. 그 중 SK증권에서는 고용지표 개선에 가장 큰 의의를 둔다. 반면, 파월 의장의 완화적 연설이 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4 일 장 중 흐름을 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파월 의장의 연설이 있었던 12시30분(한국시간) 전에 S&P500 은 이미 +3.14% 상승했다. 연설 후 상승은 고점 기준 +1.4%에 그쳤다. 여러 가지 호재가 겹쳤다는 점에서 단기 상승 가능성은 높아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나타나고 있는 박스권(KOSPI 상단 2100 초반)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역협상에서의 해결 조짐 확인이 필요하며, 경제지표의 추가적인 개선 또한 확인돼야 한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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