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흥얼거리는 레니 크래비츠(Lenny Kravitz)의 노래 제목이고 스포츠 경기에서도 자주 하는 말이다. 야구 경기는 9회 말 2사에서 다 졌다 싶을 때 기적처럼 새로 시작되기도 한다. 인생도 그러하다.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므로 우리는 매 순간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 눈물이 처절하고 슬프기보다 의연하고 여유로운 것은 그가 지나온 삶의 고비, 그 가파름을 가늠하게 한다. 과거 다이어트 파문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까지 했던 그다. 그래서 "떡두꺼비 같은 딸을 낳아주셔서" 고맙다는 말이 왜 그리 후련하고 통쾌한지. 우리는 대개 떡두꺼비 같은 아들, 토끼 같은 딸로 남녀의 성적 편견을 어릴 때부터 학습한다. 여성은 곱상하고 부드러워야 점수를 따고 힘들 때 눈물로 호소하면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하고, 남자는 용감하고 씩씩해야 하고 눈물을 흘려서도 아니 된다고 가르친다. 틀렸다. 여자도 강해야 하고 남자도 눈물을 흘릴 수 있다.
말은 많은 것을 미리 규정하기에 관습적으로 하는 말은 나 아닌 것을 나다움으로 익히도록 강제한다. 떡두꺼비 같은 딸이 큰일 해낸 걸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이 흐뭇한 것은 이씨의 수상이 흔한 성공신화로 치부되기 어려운 진정성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 진정성의 이면에는 사회가 강제하는 역할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자기다움'으로 승부를 건 '인간' 이씨의 노력이 빛나고 있다.
끝은 다른 시작이다. 정규직ㆍ비정규직, 남녀 할 것 없이 일터의 안전은 자본이나 이윤의 논리로 합리화할 수 없는 기본적인 인간 조건으로 보장돼야 한다. 돌아올 길 없이 끝나버린 그들의 삶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받지 못한다. 더는 다른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눈을 환히 켜야 하는 새해다. 한 번도 절벽에 서보지 못한 자들의 숫자놀음으로 노동자의 안전을 논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노동 환경부터 갖추면서 우리는 새로 시작해야 한다. 자기다움으로 어려움을 딛고 끝내 일어선 이에게 축하를 보내며 새해는 모두에게 끝과 시작을 잇는 변화의 시간이길 빌어본다.
정은귀 한국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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