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맞추랬더니…종교활동비 ‘무제한 비과세’ 유지한 기재부(종합)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부가 종교 본연의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인 ‘종교활동비’ 비과세에 대한 형평성 논란에도 불구, 비과세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세무조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가 입법예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22일 차관회의와 26일 국무회의를 거쳐 연내 공표될 예정이다.
기재부는 종교계 지도자 예방 등 종교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지난달 30일 종교인 과세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개정안에 종교 활동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종교인에게 지급된 금액, 이른바 종교활동비를 비과세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논란이 일었다.
액수에 상관없이 종교단체가 종교활동비로 인정만 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어서, 사실상 종교단체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에 대해 “국민 일반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기재부는 문제가 된 무제한 비과세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종교활동비를 종교단체의 지급명세서 제출 항목에 추가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종교단체 지급명세서란 종교인에게 소득을 지급한 종교단체가 개인별로 지급한 소득명세를 매년 3월 10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는 것이다.
신고 등 납세협력의무를 일반 납세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지만, 무제한 비과세는 그대로 둬 논란이 예상된다. 또 신고의무가 부여된다 하더라도 종교단체가 신고 기준을 자의적으로 정해 신고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큰 종교단체의 규약에 의해 의결되고 승인된 기준에 한해서만 (신고가) 가능하다"며 "(신고를) 자의적으로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개신교 등의 목사가 교회 내 영향력을 이용해 종교활동비를 줄였다 늘렸다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저희가 종교계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그럴 가능성은 있겠지만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종교단체 내 의결기준에 따라 지급된 것이라면 비과세를 허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 최 실장은 "이미 총리실과의 협의가 끝났고, 총리실도 이번 안에 대해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종교단체 회계가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됨을 명확히 하기 위해 종교인회계와 종교단체회계를 구분 기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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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실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 및 수정안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 도입된 종교인소득 과세의 원활한 시행을 위한 필요·최소한의 보완방안”이라며 “종교인 과세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지 50년 만에 과세의 첫 걸음을 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만큼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종교계와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납세절차 불편 및 세무조사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해소하기 위해 ‘종교계와의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종교인소득 과세 시행 이후에도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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