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보고서]금융기관 외면에…갈곳 없는 저신용자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금융기관들이 가계 신용대출은 늘리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대출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자 신용 정보 부족과 평판 훼손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관련 제도를 보완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국내 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 규모는 2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은 담보를 사용하지 않고 개인 신용만으로 금융회사에서 대출받는 경우를 뜻한다. 신용등급 만으로 대출을 하기 때문에 담보 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은 편이다.
가계신용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199조원에서 올해 3분기 처음으로 210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수치는 4분기에도 큰 폭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3조6620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기타대출이 증가한 것은 최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통한 신용대출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금융기관은 저신용자 대출은 줄이고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늘리고 있다.
2015년 초부터 지난 9월까지 은행의 고신용자 대출비중은 8.7%포인트(p)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신용자 대출비중은 6%p 줄었고 저신용자도 2.7%p 감소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에도 중신용자 대출비중은 0.3%p 감소했고 저신용자 대출비중은 5.4%p 줄었다.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의 높은 금리격차도 지속됐다. 9월 중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금리를 보면 은행(4.6~7.6%)에 비해 비은행금융기관(13.4~22.5%)이 3배 정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중·저신용자 대한 대출을 줄이고 금리를 올리는 것은 이들의 신용정보가 부족해 돈을 떼일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신용자 중 62.1%가 최근 3년간 금융권 대출실적이 없고 동시에 지난 2년간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없는 신용정보 부족자에 해당됐다. 대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신용정보가 부족하자 금융권에서 아예 이들에 대한 신용대출을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기관들은 정보 부족으로 인한 역선택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및 높은 금리 적용에 따른 평판훼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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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업무를 소극적으로 변하게 한 요인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대출 시장에서의 시장분할 심화 및 업권 간 금리격차 지속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축소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며 "차입자의 비금융거래 정보가 신용평가에 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신용정보 이용 기반을 확충하고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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