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中 다롄까지 36시간, 부산 이틀 걸려
지리적 이점 활용…PX 수출 95% 中 수출
원유 절반만 채워 큰 선박도 접안…물류비 개선에 도움돼
그룹 애물단지 → 2014년 PX 생산으로 효자 계열사 우뚝
"올해도 호실적 기대…아픔도 있었지만 경쟁력 회복"


▲김홍섭 총기술장이 13일 SK인천석유화학 2부두 운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홍섭 총기술장이 13일 SK인천석유화학 2부두 운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인천에서 중국 다롄까지는 뱃길로 36시간이 걸립니다. 부산까진 이틀이죠. 중국 수출에 아주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어요. 여기서 생산하는 파라자일렌(PX)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3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 2부두. 현장을 총괄하는 김홍섭 총기술장은 영하 9도의 매서운 추위에 작업복을 여미며 이같이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 정문에서 8㎞ 가량 떨어진 2부두에선 중국 다롄으로 향하는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뉴스타호'에 1만t 규모의 파라자일렌(PX)을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PX는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합성섬유나 페트(PET)병을 만드는데 쓰이는 기초원료다. SK인천석화에선 연간 130만t의 PX를 생산할 수 있다. 단일 공정기준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이 거대한 공장은 올 한 해 풀가동됐다. 전량이 해외에 팔렸고, 95%는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부산보다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총 4개의 부두에선 월 평균 80만~85만 배럴의 PX가 수출된다. 적어도 매일 1척씩, 한 달에 20여척의 선박이 SK인천석화 부두를 드나든다. 김 총기술장은 "과거엔 경쟁사 대비 설비경쟁력이 열악해 지리적 이점을 갖추고도 실적이 부진했다"며 "설비투자에 PX 호황이 맞물리면서 물동량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띌 정도"라고 웃음지었다.


원유만 정제해 판매하던 SK인천석화가 석유화학제품까지 스펙트럼을 넓힌 것은 2014년이다. 당시 '밸류업 프로젝트(일명 V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전형적인 정유공장에서 석유화학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공장으로 거듭났다. 이배현 경영지원실장은 "2003년 법정관리로 고도화 시설 투자가 다른 정유사 대비 늦었던데다 역내 석유시장은 공급과잉 상태로 장기적인 생존기반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 율도 부두(2부두)에서 중국으로 수출될 파라자일렌(PX)제품이 선적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 율도 부두(2부두)에서 중국으로 수출될 파라자일렌(PX)제품이 선적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SK인천석화를 이와 함께 부두를 기존 3부두에서 4부두로 확장하고, 수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큰 배가 접안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프카고(30만t급 원유운반선의 절반만 채우는 것)'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동남아·아프리카·미주 등 다양한 원유를 사들일 수 있도록 도입선도 다변화했다.

AD

이를 통해 2015년 4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했고 지난해엔 PX 시황 호조세와 맞물리며 3745억원의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2014년 3900억원대의 적자를 냈던 것을 감안하면 2년 만에 약 7000억원의 수익을 낸 셈이다. 홍욱표 홍보사회공헌팀장은 "2006년 SK에 편입된 후 미운오리새끼, 계륵으로 불리며 아픔도 있었는데 지금은 정상화를 지나 커가고 있다"며 "올해도 작년과 유사하거나 더 나은 영업이익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인천석화는 실적 개선뿐 아니라 지역과 함께 크는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신뢰와 지지 없인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도 뒷받침됐다. SK인천석화는 사업장 내 600여그루의 벚꽃나무를 심어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올 7월부터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의 일부를 기부하고 회사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총 2억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협력사 직원에게 나누기도 했다. 홍 팀장은 "3000억원을 들여 밀폐식 배수시설을 만드는 등 악취도 없앴다"며 "회사 구성원, 협력사, 지역민 모두가 행복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