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회담 앞두고…'조건없는 北 대화' 돌발 변수로 등장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베이징 조어대 14호각 목단청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오른쪽은 장쩡웨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14일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사이 최대 현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또 한중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개시도 선언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나온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북한과의 만남’ 발언이 돌출 변수로 떠올랐다. 틸러스 장관은 12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 공동 주최 세미나에서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갖겠다”며 “(핵 미사일)프로그램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핵을 동결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한미 양국의 입장과는 다른 파격적인 제안이 나왔기 때문에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위 외교 당국자는 13일 베이징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이미 의제 조율이 끝나 틸러슨의 발언이 정상회담에서 언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정상이 북한·핵 미사일 해법을 논의하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청와대는 틸러슨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는 미측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두 정상이 한중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사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도 관심사다. 한중 양국은 '10·31 한중 관계개선을 위한 양국간 협의'를 발표하면서 사드 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봉인’(중국 측 표현은 ‘봉합’) 하기로 했지만 수면 아래로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 CCTV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면서 ‘중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인지 수억명의 중국 시청자들에게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등 사드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하자 정국 정부의 시각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고위 외교 당국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사드 이야기가 아예 나오지 않는 게 가장 좋고, 언급되더라도 최소한으로 언급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두 나라 이해관계가 다른 북한 핵 미사일 해법, 사드 문제와 달리 한중FTA 후속 협상 개시는 서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ㆍ釣魚台)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내일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한중FTA 서비스ㆍ투자 후속 협상을 개시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조만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실무 협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지난 2015년 12월 20일 발효된 한중FTA는 제조업 등 상품 분야 관세장벽만 일부 해소됐다. 양국은 서비스ㆍ투자ㆍ금융 등은 일부만 개방하기로 합의한 뒤 발효 2년 안에 관련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달 20일 이전에 후속 협상 개시를 원했지만 중국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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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전체 155개 서비스 분야 중 우리나라에 90개 분야를 개방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프로세싱, 금융정보제공ㆍ교환 서비스 등 6개 분야를 완전히 개방했고, 환경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등 84개 분야는 제한적으로 개방한 상태다. 군사안보, 병원 서비스, 요양 서비스, 연구개발(R&D) 등 65개 분야는 개방하지 않았다.
한중FTA 후속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사드 보복'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영화, 드라마, 음악, 공연 등 한류 부문과 물류ㆍ유통 분야가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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