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됐지만 시장금리 반응 없는 이유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는 등 큰 반응이 없는 모습이다.
몇 달 전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시장금리에는 기준금리 인상분이 선반영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은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끼쳤다.
4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종전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국고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75%로 전일 대비 3.7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1년물과 5년물은 각각 1.1bp, 4.1bp씩 내렸다.
다음날인 지난 1일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6bp 상승한 2.081%에 장을 마감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금융채 금리도 하락했다.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전인 지난달 14일 2.661%까지 치솟았지만 막상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당일에는 2.509%로 떨어졌다.
금융채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도 하락했다. 각 은행에 따르면 4일 기준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주일 전과 비교해 0.07~0.08%포인트 떨어졌다.
KEB하나은행이 4일부터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연 3.637∼4.637%로 전주보다 0.080%포인트 하락했다. 최고 금리는 최고치를 찍었던 10월 말 5.158%에 비해 0.5%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이 4일부터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연 3.58%∼4.78%로 지난달 27∼3일의 연 3.65∼4.85%보다 최고·최저치가 0.07%포인트 하향조정됐다.
국민은행의 경우 연 3.58~4.78%로 전주(3.65~4.85%)보다는 0.07%포인트, 10월 말(3.73~4.93%)과 비교하면 0.15%포인트 내려갔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금리가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하락한 것은 시장이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고채와 금융채 등 시장금리는 이미 한두차례의 기준금리 인상분이 선반영돼 있었다.
여기에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완만하게 할 것으로 예상이 되면서 시장금리가 더 반응하지 않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조정 여부는 경기, 물가 흐름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정책 방향 자체는 완화 축소로 잡았지만 고려할 요인이 아주 많다"며 "경기와 물가를 가장 중시하지만 국제경제 여건 변화나 북한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금리인상이 아닌 동결 소수의견이 나온 것도 시장금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금통위원이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면서 향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중에는 한은이 내년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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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다음 금리인상 시점은 2018년 3분기 초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박종연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금리가 하락하는 되돌림 국면이 기대된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가 한은 총재 퇴임시기라는 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부담이 될 요인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신임 총재 취임 후 당장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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